묵상자료 8109호.
시편 시 8:1-2.
찬송 24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바캉스 계절이지요? 그런데 이 바캉스(vacances/불어)라는 단어는 비어 있다는 의미의 베이컨트(vacant)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모두들 산으로 바다로 떠나고 나면, 마을 전체가 텅 비어있다는 데서 기인한 말인데요. 지친 몸의 휴식뿐만 아니라, 매일 되풀이 되는 일상과 스트레스로 복잡하고 정신없었던 마음 속 피로까지 모두 다 비워버리는 것이 진정한 바캉스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휴일인 오늘 마음속을 비워보다는 마음속의 바캉스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KBS FM 1, 새아침의 클래식, 2008년 8월 3일 방송>
2. 성령강림절 후 아홉째 주일의 사도서간문 롬 8:28-39을 본문으로 “하나님이 사랑하는 자를 누가 정죄하랴!”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 이 중에서 어느 것이 쉬울까요?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리석게도 사랑받기를 고집합니다. 자신이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고, 또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근자감을 가집니다.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의미 있는 삶인 것을 놓치고 있습니다(28-30절).
요즘엔 빈도수가 낮아졌습니다만, “소확행”이라는 말이 유행했었습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감이라는 뜻이라 합니다. 저는 매일 일기장에 그날의 소확행을 적기를 권합니다. 책 선물을 잘 하고 밥도 잘 사주는 분에게서 크게 배웠습니다. 의미나 가치 있다 싶으면 잔고가 바닥이어도 그래도 나누면 행복이 기득 찬다고 말입니다. 제가 사는 아산엔 <맹씨 행단>이란 세종 조에 좌의정을 지냈던 맹사성의 고택이 있습니다. 낙향한 맹정승이 초라하게 살고 있는 것을 알게 된 이곳 아산 원님이 하인에게 쌀 10섬을 들여놓게 합니다. 그런데 조금 후에 가난한 백성이 처자식이 굶고 있다며 도움을 간청합니다. 그러자 두말 않고 방금 들어온 쌀 10섬을 가져가게 합니다. 황당해 하는 원님에게 “내 형편 잘 아는 분이 돕지 않겠소.”라고 답했다 합니다. 소확행을 실천한 것이었고, 소유에서가 아니라 가치 있는 삶에서 행복을 누리려 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과연 하나님 편에 서 있는 사람입니까?(31-34절).
또 다시 질문을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 편에 서 있는 것이 쉽습니까? 아니면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는 것이 쉽습니까?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는 사람은 하나님 편에 서보려고 힘쓸 것입니다. 그런데 얼토당토않게도 하나님은 내 편을 들어주실 것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엉터리 믿음을 앞세우고서 말입니다. 바울 사도는 자신의 전 삶을 묶어서 하나님께 산 제물이 되려고 기를 쓴 사람입니다. 자나 깨나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만을 생각하고 실천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자신을 지키시고 인도하심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전 존재가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 힘이 생기고 기쁨이 충만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 안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였습니다. 그래서 깨달았습니다. 주님께서 이런 사람을 위해 기도하셨고,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그들과 동행하신다고 말입니다. 바울 사도가 신앙으로 승리했던 비밀이었습니다.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는 것이 참다운 기독교 신앙입니다(35-39절).
온전한 사람이란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리스도 밖으로 나갈 때가 많다는 뜻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사는 동안은 어리석고 후회하며 괴로워하기도 하고 때론 절규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낙심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연약한 인생을 잘 알고 계시는 주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고해에 비유한 것은 너무도 적절합니다. 그러나 시련과 역경보다도 우리 인생을 더 잘 들여다볼 기회란 없습니다. 한 고비 또 다른 한 고비들을 넘어가야 합니다. 그때마다 겸손한 몸과 마음으로 주님을 바라봅니다. 제가 대학에 다닐 때는 학생회관 기도실에 걸려 있는 십자가에 못 박혀 운명하신 주님의 그림을 매일 바라보았습니다. 이 일보다 더 큰 위로와 용기 그리고 희망을 준 것이 없었습니다. 주님도 당신의 십자가를 피하지 않고 짊어지셨듯, 우리도 주님 도우심으로 우리들 몫의 십자가를 충실히 짊어지라 가르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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