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1(2000.12.28, 목요일)
성경말씀 : 막 10:42-45.
찬송 : 376장.
제목 : 섬김의 삶.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묵상 자료는, 오늘 오전에 드릴 고 김성일 장로님의 장례예배에서 선포하게 될 설교입니다.
2. 어떻게 사는 것이 바로 사는 것이며, 동시에 잘 사는 것일까? 하는 주제는 우리들의 마음 안에서 항상 떠나지 않는 물음 중의 하나입니다. 오늘 저는 이런 우리들의 삶의 의미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사람마다 삶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다르고, 꿈이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바람직한 삶이 무엇인지를 올바르게 규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지 모릅니다. 이런 때에 가장 지혜로운 방법은 모델을 찾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시대를 초월해서 역사에 향기를 풍기는 삶을 살았던 분들을 주목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우리 기독인들에게 있어서 삶의 모델이 될 만한 분으로는, 바울이나 어거스틴 같은 분들이나 루터와 마더 테라사와 같은 분들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위인들의 삶에서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은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넘치는 사랑을 품고 살았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그 사랑을 가슴에 품고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을 섬김이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찾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으로 사는 것 혹은 사람답게 사는 것이란, 사랑으로 충만한 마음을 갖고, 그 사랑을 몸과 생활속에서 섬김으로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그런 우리의 생각을 분명하게 지적해 주고 있습니다.
3. 오늘 본문에 의하면, 예수님은 저마다 야심을 갖고 주님을 따르고 있는 제자들을 보고 계셨던 것입니다. 훗날 그런 제자들의 야심이 표출되었습니다. 야고보와 요한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제자들 역시 예수님이 왕이 되실 줄로 알았고, 그 때에 예수님의 오른편 자리와 왼편 자리에 앉게 되기를 꿈꾸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역시 일반 세상 사람들과 하나도 다를바 없이, 자신들의 꿈과 야망을 이루기 위해서 주님을 따라 나섰다는 말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생각해 보면, 자신들의 신분이 올라가고, 생활의 품격이 높아지는 것은, 소박하면서도 자연스럽기까지 한 꿈일지 모릅니다. 다른 사람 보다 높이 올라가고 싶은 것이나, 다른 사람보다 더 큰 권세를 누리는 생활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출세와 성공적인 인생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생각을 나무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같은 신분 상승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이런 범주에 들어 있었다는 것을 예수님을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이런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조용히 입을 여셨습니다. “너희가 아는대로, 민족들을 다스린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그들을 마구 내리누르고, 고관들은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 끼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서 누구든지,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너희 가운데서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대속물로 내주러왔다.”(표준 새번역) 예수님은 제자들과 오늘 우리들에게 말씀하십니다. 가장 아름다운 사람다운 삶을 살기를 원한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을 딛고 위로 올라가서 그들을 지배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다른 사람들 보다 더 낮은 자리로 내려가서, 모든 사람들을 섬기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4.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성공적인 삶을 살수 있는 길이 있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한 두 사람만이 성공하고 주인공이 되는 역사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다 성공적인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것은 저마다 높은 자리로 올라가려고 온갖 음모와 투쟁을 일삼는 것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모든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서 종이 되는 길을 가라는 말씀이 그것입니다. 저는 이사야 선지자의 말씀,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니, 주 하나님의 영이 내게 임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셔서 가난한 자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여 주고”라고 말씀하셨는데, 왜 기독교의 복음이 가난하고 병들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는지를 예수님의 말씀에서 깨닫게 된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누구든지 그리고 모든 사람이 다 성공할 수 있는 길, 그리고 모든 사람이 다 성공할 수 있는 길, 모든 사람이 다 자랑스러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이란, 다른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서 낮은 자리로 내려가는 것이라는 말씀을 성경 말씀에서 가르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는 그런 삶을 살았던 고 김성일 장로님을 추모하며 여러분과 함께 은혜의 시간을 나누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곁을 떠나가시는 김성일 장로님의 생애는 보기에 따라서는 참 외롭고 고단한 일일생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또 다른 한 편에서는 분명히 참된 의미에서, 성공적인 삶을 향해서 열심히 달려가신 자랑스러운 삶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것은 장로님께서 자신보다 더 연약하고 힘겨워 하는 사람들 곁을 지켜 주면서,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그들의 아픔을 나누는 섬기는 일에,자신의 모든 힘을 다 쏟아 부어넣은 성공적인 삶을 사신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김성일 장로님과 26년간 가깝게 지냈던 사이입니다. 그 가운데서 18년간은 담임 목사와 집사로 혹은 장로의 관계로 교제하였지만, 우리들 사이에는 그 이상의 교분을 맺고 있다고 서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 보다는 15년 년배이신데도 항상 저의 말이나 생각에 대해서 존경을 아끼지 아니하였고, 저의 많은 부족한 점을 감싸주셨고 격려를 아끼지 아니하셨습니다. 교회와 관계된 일 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저의 집안의 일들까지도 항상 챙겨주는 깊은 관심으로, 마치 저의 가족중의 한 분처럼 가까이 다가오셨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려는 것은, 김성일 장로님에 대해서 제가 조금은 알고 있다는 말입니다. 김성일 장로님은 1951년 1.4 후퇴 때, 혈혈 단신으로 월남하신 이산 동포이십니다. 아는 이 하나없고, 의지할 곳 하나 없는 남한 땅에 오셔서 일가를 이루시고,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평범한 소시민으로 사신 분입니다. 젊은 날에는 민족 종교인 천도교 신앙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독교의 구체적인 사랑실천이 마음을 감동시켜서 기독교로 개종하시고는 한번도 한눈 팔지 않고 이 외길만을 걸어가셨습니다. 주님의 나라를 위해서 크고 작은 일들을 충성스럽게 짊어지셨기에, 우리 교회는 16년 전에 장로님으로 선출하여, 앞에서 교회를 끌고 나가도록 책임을 맡겨드렸습니다. 장로님께서는 장로로 장립한지 5년후부터 당신의 삶에 대해서 참으로 진지하게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 계기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점점 더 깊이 쌓여갔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88 서울 장애자 올림픽이 끝나고, 어느 봉사단체가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라는 것을 만들었다고 초청장을 보내왔습니다. 그 때에 장로님들과 함께 그 창립 총회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사는 것과 죽는 것, 그것이 서로 다른 일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으셨다고 하였습니다. 그 깨달음으로 장로님의 마음은 흥분하였고, 곧 바로 10주간의 호스피스 케어 자원봉사자 훈련을 받으셨습니다. 그 교육을 마치자 마자, 충북 음성에 있는 꽃 동네 봉사를 자원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저 역시 한 순간의 생각이려니 하였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대 부분의 사람들이 한 두 번 선한 일을 하는 것으로 제 몫을 다한 듯 생각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 가운데서 확실히 다른 몸짓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고 하는 것은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처음 얼마동안은 몇 사람이 다니다가 나중에는 버스 한 대를 대절해서 다니셨습니다. 10여년 전만해도 자원봉사라는 것이 생소하였습니다. 비록 한 달에 한번 꼴이지만, 40여명의 봉사자를 불러 모으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며, 버스 대절료를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은 때였는데도 그 일을 5년동안 계속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서울대학 병원의 호스피스 요원의 하나로 온갖 궂은 일들을 맡아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장로님의 봉사하는 마음에 덜찼던지 우리 교회안에 자원봉사단체인 선한 사마리아회를 만드는 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셨고, 그 초대 회장으로 4년간 목욕봉사에 참여하셨습니다. 혹시 서울대학 병원을 이런 저런 일로 방문하신 분들은, 병원내에서 장로님의 바쁘게 뛰어다니시는 모습을 보신 분들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한 주간에 4-5일씩을 장로님은 그곳 병원에서, 연약한 사람들을 위하여 피고름을 닦아내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고 헌신적으로 사랑의 섬김을 실천하셨습니다. 마침내 2년전 부터는 서울대 자원 봉사회원 400여명을 대표하는 회장으로 책임을 짊어지고 수고 하셨습니다.
5. 오늘 저는 인생의 달려갈 길을 다 다릴신, 한 분의 인생 선배를 앞에 모시고 그 분의 삶의 역정을 되돌아 보았습니다. 이 분은 예수님의 말씀,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발버둥치는 추한 모습으로가 아니라,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가서 모든 사람들을 섬기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에, 몸과 마음으로 응답한 흔치 않은 삶을 사셨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마지막 토막을, 남을 섬기는 삶을 실천하시다가 이 세상을 떠나 가시는 우리들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김성일 장로님의 앞 길에 주님의 은총이 있으시리라 확신합니다. 우리 주님께서 장로님을 따뜻하게 영접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섬김의 삶, 이것은 오늘 우리들 모두에게 주어진 잘 사는 비결이며, 성공적인 인생의 척도가 되는 것임을 우리 김성일 장로님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말씀하고 계시는 듯 합니다. 장로님께서 남겨두신 조정진 권사님과 김효준 집사님, 김효철 집사님, 그리고 김영애 전도사님 가족 여러분위에 주님의 다함 없는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모든 지각에 뛰어나신 하나님의 평화가, 우리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실지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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