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2(2000.12.29, 금요일)
성경말씀 : 벧전 2:18-25.
찬송 : 358장.
제목 : 의로운 고난.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2. 고난이라는 주제는 하루도 우리들의 일상에서 떠나지 않는 보편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고난이 무엇인가 잘못된 원인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잘못 생각했거나 결정한 결과일 수 있고, 게을렀거나 실수에 의한 것일 수 있습니다. 교회에 거지가 자주 찾아온다고 말하니까, 냉정하게 뿌리치라고 말씀하시던 분이 생각납니다. 그런 사람들은 더 고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일할 것이 많은 세상인데 어째서 빌어먹느냐는 것이지요. 게으르거나 쉽게 살아가려는 잘못된 습관을 고쳐야 할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조금만 행동을 고친다고 하면, 고난의 폭을 얼마든지 줄여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고난은 할 수 있는 대로 받지 않아야 하겠고, 받더라도 힘써서 많이 줄여 가야 할 것입니다. 부끄러운 고난이기 때문입니다.
3. 그런데 오늘 우리가 묵상할 주제는 의로운 고난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애매한 고난”이며, “선을 행하다가 당하는 고난”입니다. 그리고 우리 주님과 같이 누군가를 위해서 목숨까지 내놓는 고난입니다. 의로운 고난은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들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 갈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런 의로운 고난의 멍에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어야 하겠으며, 또 그런 분들에게 감사드릴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저의 교우 가운데 한 분을 예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가끔 만나게 되면 허리와 다리 등 관절에 고통이 있다고 호소하십니다. 얼굴이 퉁퉁 붓기를 잘 합니다. 그러면서도 자녀들을 위해서는 너무 많은 고생을 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자녀들이 다 좋은 직장에 다니며 잘 사는데도 어머니에게 기대하는 것이 많은 것을 느낍니다. 그런데 가족들이 무관심한 것인지, 어머니의 고통을 덜어드리려는 구체적인 노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파서 자녀들에게 간접적으로 어머니를 돌보아 드리라고 말씀해 보았고, 심지어는 그 교우에게 나와 같이 병원에 가서 제대로 된 진찰을 받아보자고 제의도 해 보았습니다. 아직도 고통을 호소하고 계십니다. 이런 얘기는 흔한 우리들 주변의 얘기가 아닙니까?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 모습입니다. 그 분들은 자녀들 일이라면, 사서라도 고생을 떠맡으시는 분들입니다. 이런 우리 어머니의 고난 때문에 오늘 우리들의 삶이 건강하고 평안한지 모릅니다. 의로운 고난의 길을 걸어가는 분들이 어찌 이런 분들뿐이겠습니까?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에 일선 고지에서 나라를 지키는 병사들이 그렇고, 질병과 싸우기 위해서 온갖 고난을 감수하는 의료를 맡은이들, 불우한 장애자들의 친구가 되어서 그들의 연약함을 대신 짊어져 주는 자원 봉사자들이 이런 사람들입니다. 저는 남다르게 고난의 길을 자원하는 분들을 보면서 이런 사람들 때문에, 하나님은 아직도 길이 참아 주시는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4. 오래 전 얘기입니다. 제가 부산 YWCA에서 성경반을 지도하고 있을 때, 맹인 대학생의 요청으로 점자 교육을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자원 봉사자들을 모아 훈련을 시키고, 맹인 학생과 결연을 맺어서 점역이나 녹음 봉사를 하도록 하였습니다. 영어책을 읽어 주는 일이나, 시를 낭독해 주어야 하기에, 부득불 가족들이 다 잠든 시간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꼭두새벽에 추운 골방에 들어가서 몇 날 동안 녹음을 했노라 는 봉사자의 말을 듣고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그 때 참여하였던 분 가운데 한 분은, 적극적으로 고난을 자원하셨는데 어느덧 이런 고난의 길을 20년 가까이 걸어가고 계십니다. 얼마 전에는 어느 방송국의 칭찬 주인공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얼마나 감격했는지 모릅니다. 그 분은 남은 일생을 맹인과 장애자들을 위해서 살겠다고 다짐하고 있었습니다. 자랑스러운 제자 때문에 제가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잘 먹고 잘 입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저 편하게 사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일인 것으로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수입이 많고, 남들 앞에서 품위 있게 살아가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베드로서의 기자를 통해서 지금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의로운 고난을 짊어지라고 말입니다. 어느 시인은 “둥지에서 떨어진 참새 새끼 한 마리를 제 자리에 올려놓아 줄 수만 있어도, 헛된 삶은 아니다.”는 시를 썼습니다. 누구나 자신을 돌보며 살아갑니다. 그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작은 관심을 가지고 돌보아 줄 수 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아름다운 삶이 만들어져 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5. 저는 예수 믿고 천당 가자는 것이 기독교 신앙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짧은 말속에는 담아야 할 것들이 분명히 있다고 믿습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말속에는, 사랑과 관심과 의로운 고난과 같은 것들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래야 그 믿음이 생명이 있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모두 분에 넘치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받는 것으로 족하거나 끝나는 게 아니라고 믿습니다. 세상을 향해서 “축복의 근원” 노릇을 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말입니다. 지금 여러분은 건강한 육체를 가지고 계십니다. 왤까요? 여러분이 지금 붙잡아 일으켜 세울 연약한 이웃을 돌보라는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여러분은 많은 것을 배우셨습니다. 그것은 무식하고 둔한 이웃들이 바보처럼 속고 살지 않도록 그들을 깨우치는 일을 하라는 하나님의 축복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신앙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입으로만 주여! 주여! 하는 사람들이 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삶속에서 의로운 고난이 있는지를 항상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비록 작은 것이라도, 누군가를 위해서 나눌 수 있는 그런 삶을 만들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마음만 가진다면 너무도 할 일이 많은 우리들 인생입니다. 헛되고 어리석은 것들에 마음쓰지 말고 의로운 고난에 동참하십시다. 여러분에게 쉬지 않고 이런 아름다운 초청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 문을 두드리시는 주님의 음성입니다. 거절하지 마시고 귀를 기우려 주십시오.
6. 어제 장로님을 떠나 보냈습니다. 교육관을 지을 때, 큰 돌덩이를 치우기 위해서 대형 선풍기를 끌어다 놓고 잠시 땀을 닦고 있는 장로님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그 분이라고 어찌 허물과 잘못이 없겠습니까만, 마지막 10년은 너무 열심히 의로운 고난을 짊어지고 사셨습니다. 우리는 그 아름다운 추억만을 간직해야 하겠습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생활 속에 의로운 고난이 있는지를 확인해 보시기를 바라면서,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시길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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