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형께.

메아리 없는 편지 2017. 11. 4. 06:27

며칠 후면 시린 손가락 같은 아드님이 목사 안수를 받으시겠군요.

다른 따님들과는 다르게 무던히 힘들게 키우신 아드님이라 하셨지요.


독일에서는 목사 되기가 참 힘들다 들었습니다.

정부가 인정하는 목사고시는 한국의 사법고시정도로 보면 된다고 누군가 말하더군요.

추카추카 드립니다.


그런데 아드님이 특수목회를 자원하셨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알코올 마약 등 중독자들을 위한 목회를 말입니다. 


오래전에 몽골에서 제가 선교사로 일할 때 저의 통역사가 있었는데, 

그 자매님은 교도소를 방문해서 선교를 하고 있다 했습니다.

자신을 작은 드보라라 불러달라 했습니다.

많은 수인들이 회개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기쁘다고 했습니다.

그 음침하고 스산한 햇빛도 들지 않는 곳에서는 자신의 죄가 잘 보이는 모양입니다. 

제가 한 달에 한 차례 설교하는 서울의 한 장애인 교회 목사님은

종종 필립핀 선교지 얘기를 하십니다. 

대중 집회에서 설교를 하면서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십니까? 라고 소리를 지르면 

손을 흔들고 할렐루야를 연호하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다음 주일 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이 선교지에 몰려오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중의 제일은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라고 합니다. 

필립핀이나 몽골 그리고 연변과 훈춘 지역은 일당을 받고 선교사의 설교를 듣는다 합니다.

몇 차례 연변을 다녀온 우리 묵상식구 한 분은 

연변 지역만 해도 활동하지 않고 후원만 받는 한국인 선교사가 300명도 넘는다 했습니다. 

그들을 바로 지도하기 위해서 몇 차례 저를 초청했지만 거절했습니다. 

자신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입니다. 


사랑하는 N형, 

이제 아드님은 가장 힘든 사역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대상이 막장 인생을 살고 있는 분들인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한 가닥 감사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우리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셔서 초지일관되게 만나셨던 사람들이 바로 그런 분들이었다고 말입니다. 

한 마디로 죄인들을 만나신 것입니다. 

닳고 닳은 인생 경험을 다 겪은 미꾸라지 같은 분들 말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오직 주님만 바라보라고 말입니다. 

출세한 친구들을 보면 너무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주님 밖에는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게 제대로 가는 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결과는 확실합니다. 

언제나 맨 밑바닥에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칭찬이나 상받기는 글렀다 할 자리입니다.

누구도 훌륭하다 자랑스럽다 따라하겠다 말할 사람이 없는 곳입니다.

그러나 단 한 분 우리 주님은 항상 곁에 계실 것입니다. 

외로울 때도, 슬플 때도, 병들었을 때도 주님께서 함께 계실 자리입니다.


오늘은 완연한 겨울 날씨입니다. 

이런 추운 날씨에도 일찍 일어나고 열심히 걸으시고 그리고 책 읽으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평화를 빌며 이만 줄입니다.


서울에서 박성완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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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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