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원제 : Die Trapp-Familie

1956년 독일영화

감독 : 볼프강 리베나이어

출연 : 루트 로이베릭, 한스 홀트, 조세프 마인라트

아드리네 게스너, 볼프강 바흘


독일영화 '보리수'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등장했던 '폰 트랍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픽션이 대부분이었던 사운드 오브 뮤직과는 달리 트랍과 마리아에 대한 비교적 사실에 충실한 이야기로 진행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1956년에 만들어진 영화로 수녀원에 있다가 트랍일가에 가정교사로 가게되어 트랍남작과 결혼하게 된 마리아의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하여 만들어진 작품으로 '사운드 오브 뮤직'의 원전이된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있었기에 불멸의 고전 대작 사운드 오브 뮤직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이 오락적 완성도가 최고인 뮤지컬 대작이었던 것에 비하여 보리수는 아담한 소품입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과 이야기가 큰 틀로 보면 비슷하지만 실제 트랍 가족의 상황에 맞게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다른 부분이 더 많습니다. 젊은 견습수녀 마리아(루트 로이베릭)는 쾌활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는 여성이었습니다.  원장수녀는 그런 마리아를 잘쯔부르크의 트랍 남작(한스 홀트)의 집에 가정교사로 보내는데 트랍 남작은 아내와 사별하고 7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남작의 집에 도착한 마리아는 퇴역군인 출신의 완고한 트랍 남작이 호각으로 아이들을 다루며 엄격하게 키우는 모습을 보고 이런 집안의 관습을 바꾸기 위해서 과감히 나섭니다.  마리아는 제복만 입고 답답하게 사는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옷을 만들어 입히고 들에서 마음껏 뛰놀게 하고 노래도 가르칩니다.  그런 마리아를 트랍남작은 처음에는 못마땅하게 생각했지만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보고 마음을 차츰 열게 되고 마리아의 개혁을 받아들입니다.  트랍 남작은 마리아를 사랑하게 되어 청혼을 하고 마리아도 그 사랑을 받아들여 두 사람은 20년이 넘는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부부가 됩니다.   


자유분방한 견습수녀 마리아

 

아이들을 호각으로 다루는 트랍 남작

트랍가족들

 


보리수 역시 마리아와 트랍 남작이 결혼하게 되는 과정이 영화의 딱 절반입니다. 이후는 결혼 이후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트랍과 결혼한 마리아는 새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보내는데 오스트리아가 독일과 합병하게 되면서
트랍이 재산을 저축해둔 은행장 친구가 자살하게 되고 트랍은 파산하게 됩니다. 마리아는 먹고살 방법을 강구하기 위하여 저택을 호텔로 꾸며서 돈을 벌려고 하고 호텔에 투숙한 신부의 도움으로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음악교육을 받게 합니다.  귀족집안의 아이들이 남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을 싫어하는 트랍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리아는 아이들을 데리고 콩쿨 대회에 나가서 1등을 하게 되고 미국으로 초청을 받기도 합니다.  나치의 횡포가 점차 심해지자 트랍가족은 미국으로 도피 하기로 결심하고 오스트리아를 탈출합니다.  그러나 초청을 약속한 사람은 나타나지 않고 이민국 수용소에서 고생을 하면서 세월을 보내던 트랍가족은 초청을 약속했던 공연기획사 사람들이 마지 못해 나타나게 되자 그 앞에서 '보리수'를 노래하여 인정받게 되고 꿈같은 미국공연을 시작하게 됩니다.

 

원제는 '트랍 패밀리'인데 국내에 보리수로 개봉된 이유는 트랍 가족이 천신만고끝에 미국에 입국할 수 있게 된 것이 '보리수'라는 노래를 불러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기 때문으로 그 때 불렀던 노래의 제목을 개봉제목으로 선정한 것입니다.  보리수는 슈베르트가 작곡한 유명한 가곡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는 마리아

마리아에게 마음을 여는 트랍 남작

마리아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트랍

 

실제 트랍 패밀리의 실화에 어느 정도 충실히 만든 작품이고 그들이 알프스산을 넘어 스위스로 간게 아니라 미국으로 가서 정착했다는 것도 사실에 맞게 만든 내용인데 다만 실제로는 트랍 남작과 마리아가 결혼후 12년뒤에 미국에 정착한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그 과정을 약 1년 정도의 이야기로 단축하고 있는데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 10년간의 이야기로 할 경우 아이들역의 배우를 모두 교체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그냥 간단히 기간을 줄인것 같습니다.  마리아가 새로 아이를 낳은 것도 나오고 트랍의 아이들의 이름도 실제 아이들의 이름을 사용한 것이 사운드 오브 뮤직과 비교할 때 훨씬 사실에 충실한 부분입니다.  특히 트랍 가족의 음악을 도와준 바스너 신부가 비중있게 등장하고 있고, 트랍 가족이 숙박업을 운영했다는 내용도 실제와 비슷한 부분입니다.

 

물론 영화적 완성도와 재미는 뮤지컬로 만든 사운드 오브 뮤직이 훨씬 월등하며 원전을 능가하는 리메이크 작으로 몇 편 안되는 영화중 하나입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과 비슷한 장면등을 꼽으면 수녀원에서 시작하는 내용과 트랍 남작이 호각으로 아이들을 통제하는 부분, 그리고 마리아를 질투하여 쫓아보내려고 한 귀부인이 등장하는 부분등 입니다.  대체적으로 사운드 오브 뮤직처럼 극적이고 영화적이지 않고 꽤 무던히 흘러가는 소품입니다.   

 


마리아와 트랍 남작의 결혼식

오스트리아와 독일이 합병하게 되자 외국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트랍 가족

'보리수'를 부르는 트랍 가족

 

7명의 아이를 키우는 오스트리아의 귀족 홀아비가 수녀가 될 뻔한 가정교사와 나이와 신분을 초월하여 극적인 사랑을 이루었고,  그들 가족이 독일의 침략을 피해서 모든 것을 버리고 낯선 땅 미국에 정착하여 노래하는 사랑의 메신저가 되어 살아간다는 이런 '실화'는 충분히 감동과 흥미를 줄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보리수'라는 영화가 탄생했고,  2년뒤인 1958년 미국에서의 폰 트랍 가족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속 보리수'까지 등장하였습니다.  속 보리수 역시 볼프강 리베나이어 감독, 루트 로이베릭 주연으로 전편의 감독, 배우들이 고스란히 등장하여 속편 역시 우리나라에 개봉이 되었습니다.  이후 트랍 가족의 이야기가 뮤지컬로 무대에 올려지고 결국 영화로 각색되어 1965년에 만들어진것이 바로 '사운드 오브 뮤직'이며 이렇게 해서 영화사상 가장 완성도 높고 흥행력이 뛰어난 대 걸작 사운드 오브 뮤직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트랍 가족은 2차 대전당시 미국과 유럽을 돌며 전쟁으로 지치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노래를 들려주며 '사랑의 메신저'역할을 했다고 하고 미국에서 숙박업을 하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마리아는 미국에서 계속 정착하며 음악 가족으로 노래를하며 생애를 마쳤다고 하지요.  워낙 사운드 오브 뮤직이 크게 성공하여 우리에게는 트랍 가족 하면 '알프스산'을 넘어서 극적으로 스위스로 탈출한 감동적인 이야기가 연상되지만, 실제 트랍 가족의 삶을 훨씬 사실적으로 다룬 '보리수'라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원전영화가 9년이나 앞서서 독일에서 만들어졌던 것입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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