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5(2001.1.1, 월요일)
찬송 : 102장
성경말씀 : 눅 2:21.
제목 : 예수 그 거룩하신 이름.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2. 송구영신 촛불 예배를 위해 준비한 말씀입니다. 오늘 우리는 새 해를 맞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제야(除夜)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새해를 맞이하려고 합니다. 오늘 저녁 종로와 세종로 거리는 차량통행이 통제된다고 합니다. 벌써 제야의 종소리를 듣기 위해서 사람들이 종로 거리를 매우는 것도 여러 해가 되었습니다. 제야라는 말은 제석(除夕)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인데, 섣달 그믐밤이라는 말입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새해 첫 날인 정월 초 하루를 맞기 위해서, 졸거나 잠이 들면 눈썹이 하얗게 된다고 해서 방마다 불을 환하게 켜 놓고 새해를 맞이하는 풍습을 지켜 왔습니다. 깊이 생각해 보면, 새해를 맞이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꼭 같은 시간이고, 꼭 같은 날처럼 보이지만, 오늘은 우리들에게 특별한 시간입니다. 이렇듯 시간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하는 것은 우리들의 삶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3. 서양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새해 맞기 풍습이 있습니다. 특히 기독교 세계에서는 독특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정월 초하루를 예수라는 한 인물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월 초하루를 예수님에게 이름이 붙여진 날이라고 기념합니다. 그리고 이 날이 예수님이 할례를 받으신 날입니다. 어린아이가 이름을 얻게 되는 날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 아이가 할례를 받는 그 날입니다. 과거에 양반이나 귀족이 아니고서는 이름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붙여진 이름은 마당쇠니, 길동이니, 갑돌이 끝순이 하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이름이 아닙니다. 양반들이 편의상 붙인 이름입니다. 집안 허드레 일이라 하는 종놈에게 마당쇠라고 불렀습니다. 하도 딸만 낳다보니까 이제 그만 낳아야 하겠다는 뜻으로 끝순이 혹은 말자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름조차 없는 사람들에게 할례를 받게 될 때, 비로소 이름이 생겨났습니다. 훗날 기독교는 할례를 대신해서 세례를 주었고 카톨릭에서는 이 때 영세명이라는 것을 주었습니다. 예수님이 살던 나라 유다에서는 자신들이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름이 붙여지는 날이 있는데, 할례를 받는 날이었습니다. 예수님이 할례를 받으시고 이름을 얻게 되는 것을 기념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생각해 보면 우리들이 받은 세례와 우리들이 받게 된 이름에 대한 기념이기도 한 것입니다. 

4. 예수 그 이름은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우리 나라 서정시인 김소월은 초혼이라는 시를 써서 유명해졌습니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라고 시작됩니다. 아마도 죽은 사랑하는 님을 부르는 처량하고 절망적인 노래입니다. 그가 부르는 이름은 죽은 사람의 이름입니다. 그러나 지난 2천년동안 우리 인류에게 가장 큰 기쁨과 소망을 주었던 이름은 예수 그 이름이었습니다. 저는 세바스찬 바흐의 “인류의 소망이신 예수 그리스도”라는 노래를 좋아합니다. 얼마나 좋아했는가 하면 방송국에 신청해서 들을 정도였습니다. 예수 그 이름을 위해서 수 천 수만의 사람들이 순교의 길을 택했고, 예수 그 이름을 위해서 옥에 갇혀 온갖 수난을 감수했습니다. 예수 그 이름 때문에 손해보는 길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 이름은 “자기 백성을 죄에서 건져낼 자”이기 때문입니다.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던 사람들이 예수 그 이름 때문에 사람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무 소망이 없던 사람들이, 예수 그 이름 때문에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로마 교외에 카타콤베라는 지하 교회가 있습니다. 수 만 명이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천연 석회석으로 된 지하 동굴입니다. 거기에 가면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한 여인의 석상이 모로 누워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여인의 이름은 세실리야.  그녀는 당시 최고를 자랑하는 오페라 가수였다고 합니다. 황제도 사랑하는 당대 최고의 가수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예수 그 이름에 홀려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화려한 무대보다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지하교회를 선택하였고, 결국 로마 군병에게 체포되었습니다. 황제는 그녀를 구할 마음으로 지금이라도 예수를 믿지 않는다고 말하라고 권고합니다. 세실리야는 황제에게 똑똑한 말로 대답하기를 “황제 각하, 저를 위해서 하시는 말씀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위대한 분을 만났습니다. 그 분은 나의 주님이신 예수이십니다. 저는 그 분을 떠나서는 한 순간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저는 그 이름을 노래하는 것보다도 더 기쁜 순간이 없습니다.” 세실리아는 목이 잘려 죽고 말았습니다. 세실리아는 짧은 생을 살았지만, 그러나 그녀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살아 있습니다. 예수 그 이름은 한 인간의 삶을 송두리체 바꾸게 만든 놀라운 이름이 되었습니다. 

5. 저는 새해를 맞는 여러분들에게 간절히 권고합니다. 예수 그 이름만이 병든 우리 인생을 고칠 수 있고, 예수 그 이름만이 썩은 우리 영혼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예수 그 이름 때문에 링컨은 노예를 사람으로 만들어 주어야 할 사명감을 느꼈고 그것을 실천에 옮겼습니다. 예수 그 이름 때문에 베드로와 요한은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때늦은 성탄절 카드를 받았습니다. 제게 공부했던 나이든 한 학생에게서 온 것입니다. 그 분은 대학원에 진학해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분은 신학교에 들어와서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 전에는 건성으로 교회에 한 두 번 나갔을 뿐입니다. 그 분이 예수 그 이름을 부르게 되었을 때, 세상은 새롭게 보였습니다. 그의 삶은 완전히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는 목적이 생겼고, 사는 방법이 새로워졌습니다. 예수 그 이름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능력의 이름입니다. “누구든지 예수 그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행2:21). 사도들이 외쳤던 가장 힘있는 말이었습니다. 예수 그 이름, 이것이 새해를 시작하는 여러분들이 부를 이름입니다. 예수 그 귀하신 이름을 부르는 자에게 세상이 주지 못하는 평화와 기쁨이 충만하실 것입니다. 이런 은총이 여러분 위에도 가득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아멘.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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