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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0:00:03 절망을 뚫고 비상(飛翔)하는 하나님의 역사. / 룻 1:1-14.

묵상자료 8684(2025. 2. 24. 월요일).

시편 107:1-3.

찬송 46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마 7:7-8<마법의 기도문>처럼 사용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는 이를 만나보자. “하나님은 우리의 소망을 쉽게 들어주는 신이 아니다. 그리스도는 광야에서 사탄에게 유혹을 받았을 때도 아버지 하나님께 섣불리 은총을 구하지 않았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기도가 매일 응답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 간청이 적절하지 않았기에도 그렇지만, 또 실패나 큰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하나님께 물리적인 법칙을 깨트리고 도와달라는 말 자체가 부당한 일이다. /앞에 수레를 매달 수 없듯이 문제를 마법적으로 해결해 달라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문제를 해결할 강한 의지와 올바른 성품, 지치지 않는 힘을 기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는 편이 낫다. 아니면 진리를 볼 수 있는 눈을 달라고 하는 게 더 낫다.” 이 구절이 마음에 들었다. 조던 B. 피터슨, 강주헌 역, <12가지 인생의 법칙>, p.491.

 

2. “룻과 나오미(1-14)”을 읽었습니다. 성경도 다른 기록과 마찬가지로 시대 정황을 비롯한 이른바 삶의 자리를 이해하지 않고는 그 속에서 주고받는 이야기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소위 배경 속에서 본문”(Text in Context)란 말인데, 주어진 상황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그 말들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낼 수 없다는 말입니다. 룻기도 예외는 아닙니다. 때는 모세와 여호수아와 같은 영웅들이 죽고 사사들이 활동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주전 1,200-1020경으로, 베들레헴에 살고 있던 엘리멜렉과 그의 아내 나오미는 오랜 가뭄으로 살 수가 없어서 두 아들을 데리고 이방인이 살고 있던 모압 지방으로 살길을 찾아 떠나야 했습니다. 본래 이스라엘은 유목민으로 살았으나, 가나안에 정착하면서부터는 농경사회에 적응해야 했습니다. 땅에 씨앗을 뿌려 곡식을 기르고, 무화과와 포도나무를 길러 과일을 먹으며, 올리브 열매를 짜서 기름을 얻어야 했습니다. 그러자니 농경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름진 땅을 유지하는 것인데, 그 필수요건은 충분한 비가 내려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성경에는 가뭄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는데 엘리야 시절에는 36개월이나 비가 오지 않았던 때를 소개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도 22살까지는 농촌에 살면서 농사일을 거들기도 하였는데, 비가오지 않으면 온 나라가 난리가 났습니다. 기우제를 드리고 심지어 교회에서까지 비를 내려달라고 철야기도회를 열기도 하였습니다. 엘리멜렉 가정은 그래도 큰 호수가 있는 사해 주변의 모압 땅이 피난처로는 적합하다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낯선 이방인의 땅에서 가장인 엘리멜렉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세상을 떠나게 되고 아내 나오미와 두 아들만 남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두 아들은 성실하게 보여서 그 지방 모압 여인 중에서 며느릿감을 찾았고 10년쯤 되었는데, 이번에는 두 아들이 죽고 말았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시어머니와 두 며느리 세 과부만 남게 되었습니다.

    세상에는 참으로 기구한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나오미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입니다. 기근을 피해 모진 목숨을 살려보려고 찾아온 이방 땅 모압에서 남편과 두 아들을 잃고, 남은 것은 이방 여인 두 며느리와 살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마침 고향에서 들려온 소식은 고향에 풍년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 낯선 남의 땅에서 살 이유가 사라진 것입니다. 그래서 나오미는 고향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웁니다. 문제는 두 며느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의논을 합니다. 처음에는 두 며느리가 시모의 고향 길에 동행을 합니다. 그런데 시모인 나오미는 생각을 거듭해도 이게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상과부를 둘씩이나 데리고 고향을 찾아가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일일뿐더러, 그 젊디젊은 며느리들의 남은 인생을 망치게 할 수 없다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권합니다. 친정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하라고 말입니다. 그러자 두 며느리는 시모를 껴안고 울면서 함께 살겠다는 것입니다. 그때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른바 저유명한 수혼법/嫂婚法 이야기입니다. 형수와 관계를 해서 형의 아들을 낳아주는 규정으로 아랍세계에서는 널리 통용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모가 동생을 낳아서 두 형수에게 아들을 낳아줄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 말입니다. 나오미는 자신이 하나님께 저주 받은 사람인 것을 토로하며 간곡하게 권하였는데, 큰 며느리 오르바는 시모를 껴안고 작별인사를 하고 친정으로 돌아갔고, 룻은 시모를 떠나지 않겠다고 남게 되었습니다. 무슨 이야기 입니까? 절망만을 안고 살아갈 룻의 일생이 내다보이는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선물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먼 미래를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고단하고 캄캄한 룻의 삶과 역사는 오래진 않은 훗날 이스라엘의 영웅이고 왕 중의 왕인 다윗 가문을 일으켜 세우게 된다고 말입니다. 이로부터 적어도 100년 후에(3) 다윗이 룻의 태에서 출생하였다는 말입니다. 절망과 혼돈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믿게 되는 사건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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