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5343(2016. 1. 2. 토요일).

시편 시 35:5-8.

찬송 548 .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가 말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다.” 병원에서 암 환자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그는 더 이상 누구도 그 자신도 아닌 암 환자가 됩니다. 의사는 비슷한 증세를 가진 다른 암 환자와 같은 의료적 처치를 내리고, 그의 모든 생활은 물리치거나 혹은 물리치지 못할 때까지 암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을 비롯한 온갖 자료를 찾아가며 그가 육체가 어떤 고통을 겪으면서 소멸해 갈지를 추측합니다. 심지어 정신적 외상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을 적용합니다. 암 환자라는 잣대 하나를 가지고, 그의 고통을 해석하려 시도합니다. 그리하여 그의 고통을 덜어주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며, 고통을 이해하는 것마저 실패합니다. 세상에 너무나 많은 환자들, 세상에 너무나 많은 불행들, 그리고 또한 세상에 너무나 많은 죽음들. 언제부턴가 진흙처럼 뭉뚱그려졌고, 우리는 그걸 덩어리로 파악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개별성과 단독성은 묻혀버리고, 이리하여 인간의 존엄성이 사라집니다. 개개의 사람이 겪는 병과 불행과 죽음을 다른 사람의 그것과 별다를 것 없다고 보편화하는 순간, 우리는 소통에 실패하며 인간에 대한 진실과 멀어집니다. “어떤 경우에는 내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어느 한 사람에게 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다이 문재의 <어떤 경우>라는 시에서 가슴을 먹먹하게 울리는 건,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라는 것, 어떤 경우에도 그러하며 그리해야 한다는 것.<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51215일 방송>

 

2. 오늘 본문은 두 주제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올바른 구제에 대해서(2-4), 다른 하나는 기도를 가르쳐 주신 주님(5-15)이 그것입니다. 저는 두 번째 주제를 묵상하려고 합니다. 마침 지난주일 청각장애인 교회 식탁에서 평생을 불교 신앙으로 살다가, 손자가 신학생이 되어서 급하게 기독교로 개종하셨다는 한 70대 중반의 교우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기도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말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신앙생활이란 기도생활을 말한다 하겠습니다. 기도하는 것을 보면 그 분의 신앙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비추는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과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부담이 될까봐서 주기도를 본뜨라는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제게 신약을 가르치신 어느 외국인 교수님은 모든 예배에서 주기도를 빼놓지 말라 말씀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 예배에서 드린 모든 기도들을 정화(精華)해 주는 유일한 기도인 때문이라면서 말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엉터리 기도를 드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점집의 무당처럼, 줄창 주문을 외는 천리교인처럼, 아니면 목이 터져라 주삼창을 외치는 기도 신자처럼 기도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주기도가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주기도는 기도의 대상이 누구신가를 밝히는 머리말과, 우리의 기도가 최종 목적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끝말을 제외하면, 7가지 내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3가지를, 사람들의 평화를 위해서 4가지를 말입니다. 하나님께는 그 분의 이름과 그 분의 나라와 그 분의 뜻이 이루어지길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며, 사람들을 위해서는 일용할 양식과, 서로 죄를 용서할 것과, 시험에 들지 않도록, 그리고 악에서 구해 주실 것을 기도하는 일입니다. 어떻습니까? 우리의 기도는 너무 편협한 게 아닙니까? 주기도의 한 복판에 있는 일용할 양식만 주저리주저리 끝도 없이 되풀이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한쪽 끝만 붙잡고 기도를 드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저도 여러분도. 수도 없이 주기도를 외우기만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이 구별된 이름으로 불리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그 나머지도 깊이 묵상하고 따라할 실천 사항들입니다.

 

3. 새해를 전 후해서 좋은 소식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필귀정을 톡톡히 경험하신 오인근 목사님, 큰 아드님의 약혼녀와 가족 사진을 보내신 앵글러 목사님, 교회개척을 하고 입당예배를 준비하시는 김효종 목사님, 묵상으로 1년이 행복했다는 사공명옥 권사님, 권영숙 사모님, 권순선 집사님, 서주식 사관님, 박미영 집사님, 비단안개님, 몽골의 솝다님, 베트남의 이지양 선교사님, 독일의 나기호 목사님 등 이십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Posted by 박성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