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2174(2007. 4. 30. 월요일).

시편 시 85:1-6.

찬송 34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알렉산더 테크닉> 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호주의 유명한 연극배우이자 제작자인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로 인해서 생긴 일종의 치료 용어입니다. 연극 배우였던 알렉산더는 어느 무렵부턴가 연극 연습이나 연극 공연 때만 되면, 자신의 목소리에서 귀에 거슬리는 숨소리나 쇠 소리가 섞여 나오는 것을 느꼈지요. 어느 날은 끝내 무대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는 스스로 그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서 연극 대사를 할 때와 평상시 말을 할 때가 어떻게 다른 지를 거울로 계속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자신이 연극 대사를 할 때는, 긴장이나 욕심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불필요한 자세를 취한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그 깨달음으로 그는 자신의 목소리와 목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식으로 훈련법을 개발해서 많은 연극인과 예술인들을 치료해 주었는데요. 그래서 <알렉산더 테크닉>이란 용어도 만들어졌는데, 지금은 의학계에서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험 볼 때만 되면 꼭 두통이 인다든지, 배가 아프다는 지, 좋아하는 사람 앞에만 서면 말문이 막힌다든지 하는 것도, 다 알게 모르게 뭔가 불필요한 자세를 취하기 때문일까요? 그러니 어느 만큼의 긴장은 필요하다지만, 한편으론 늘 자기 자신에게 긴장하지 마, 긴장 풀어, 지금 불필요한 자세를 취하고 있지 않아?” 이렇게 되새기기도 해야 하는 거겠지요. 그러고 보면 요가 자세처럼 일부러 취해야 할 자세에서부터, <알렉산더 테크닉>에서처럼 버려야 할 자세에까지, 아무튼 취사선택의 자세는 우리와 함께 하는 것 같습니다. <KBS FM 1, FM가정음악, 2007418일 방송>

 

2. 제가 30년 전에 목회하던 부산에는 주일날에는 전혀 돈을 써서는 안 되는 교회가 있었습니다. 버스를 돈 주고 타서는 안 되기 때문에 해운대에서 사는 교우가 교회가 있는 서부 괴정동까지 가려면 새벽에 집을 나서서 걸어가야 했고, 점심을 사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적어도 도시락을 2개씩 싸서 휴대하곤 했습니다. 그 교회에서는 오늘 본문을 읽을 때 어떤 생각들을 하셨을까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지금도 기독교 일각에서는 주일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을 지키고 있는 현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안식일의 종교는 유대교회이지 기독교회는 아닙니다. 적어도 주후 321년 일요일을 안식일을 대신해서 주일로 지키는 법률을 발표한 이후에는 기독교회는 합법적으로 주일의 종교가 되었습니다. 물론 성경에서는 사도행전 교회가 주일을 지키기 시작해서 법률로 공포되기까지 계속되어온 것은 명백한 일입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을 지키는 유대인들과 많은 토론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이 둘 사이의 문제는 유대인의 안식일 관과 예수님의 안식일 관이 항상 처음부터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대해서 생각할 때마다, 안식일을 지키는 방법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면, 예수님은 안식일의 목적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둘 사이의 대화는 언제나 엇박자를 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안식일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 보자고 주님께서 말씀하실 때, 유대인들은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는 말입니다. 안식일을 어떻게 경건하게 지킬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안식일이란 어떤 날인지, 안식일의 축복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봤어야 했다는 말입니다. 그래야 사상누각(沙上樓閣)을 짓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을 것이고, 보다 의미 있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안식일은 어떤 날입니까? 안식일의 제정은 창세기 1장에 나오는 것으로, 하나님께서 엿새 동안에 세상을 창조하신 후 이레 되는 날 쉬셨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출애굽기 20장에서 모세에게 십계명을 주실 때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킬 것을 명하심으로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안식일은 거룩한 날이 되게 해야 했습니다. 다른 엿새와는 구별되는 날로 여겨야 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안식일이 다른 날과 차별성을 두려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날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리고 일하지 않고 쉼을 통해서 건강한 삶을 누리는데 두 번째 초점을 두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가면서, 안식일을 더욱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고개를 쳐들었습니다. 그것은 앗수르나 바벨론과 같은 나라들로부터 시련을 겪으면서 생긴 반성의 결과였습니다. 하나님을 올바르게 섬기지 못하는 데서 생긴 시련이라고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안식일을 무조건 구별된 날로 만드는 일부터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마침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 39가지를 만들어 공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중에는 무화과 열매 한 알의 무게만한 물건도 들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안식일의 목적이나 정신과는 아무 상관없이 일을 하는지 하지 않는지에만 눈을 크게 뜨고 시시비비를 했던 것입니다. 안식일은 축복의 날이고 생명을 회복하는 날이었는데 오히려 어둡고 두려운 날로 바뀌고 만 것입니다.

 

3. 어제는 묵상식구인 이 춘조 선생이 루터교 여성연합회 찬양제에서 찬조출연자로 나와서 <하나님의 은혜>라는 찬송을 불렀습니다. 은혜로운 찬송에 제가 공개적으로 칭찬을 들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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