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535(2022. 1. 2. 성탄절후 둘째 주일).

시편 시 49:16-17.

찬송 34, 86, 10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은 여행 상품을 사는 순간, 자신을 남겨두고 떠나게 되리라는 미묘한 환상에 사로잡힌다. , 내가 여행을 가는 게 아니라, 여행이 나를 바꾸어 주리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알랭드 보통은 여행을 떠날 때, 꼭 남겨두어야 할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자기 자신인데요. 여행 가방에 자기 자신까지 챙겨 넣고는 여행이 나를 바꾸어 주리라는 생각을 한다는 사람들 이야기. 오늘 무슨 이야기로 첫 인사를 할까 고민하다가 기억이 났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711일 방송>

 

2. 성탄절후 둘째 주일의 복음서 눅 2:41-52을 본문으로 소년 예수의 생각이란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성경에는 예수님의 생애 33년 중 마지막 3년을 강조하고, 다른 정보는 너무 적다며 아쉬워 하는데, 까닭은 성경은 우리가 구원받기에 필요한 진리만을 제공하는 때문이라 성경학자들은 주장합니다. 그래서 본문은 매우 귀한 내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좋은 가정교육을 받으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41-45).

유대인들은 자녀교육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민족이었습니다. 6:4-9에는 쉐마/들으라라는 교육 원칙이 있는데, 부모가 그의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쳐야 할 신앙 내용과 그 방법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것은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서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내용과, 구체적이고 엄격한 교육방법을 소개하는데, 집에서나 길에서나 누워있을 때나 일어날 때, 이 쉐마를 들려주라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유대 남자들이 지켜야 할 또 다른 규례로 명절을 예루살렘에서 지키는 일입니다. 대체로 7일 동안 규정에 따라 지키는데, 이는 그들의 인생과 신앙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또한 유대인의 교육은 말로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옛 선조들이 체험했던 방식을 따르는 데, 누룩 없는 빵을 먹으며, 광야 생활 40년의 역사와 일화 등을 배우고, 십계명의 의미를 재교육 받는 기회가 되었는데, 예수님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에 남게 된 것은 흥미로운 일이었습니다(46-47).

예수님의 부모들이 하룻길을 걸은 후에 아들이 일행 중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기록합니다. 그러니까 나사렛을 비롯 갈릴리 지방에서 명절을 지키러 출타했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예수님의 부모들이 예루살렘에서의 경험이 너무 특별하여서 자식이 있는지 조차도 모르고 어울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소년 예수께서 부모님을 따라 나서야 마땅한데도 불구하고, 성전의 지도자들과 신앙적인 주제로 토론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에는 예수님이 성전에서 학자들과 한 자리에 앉아서 말씀을 듣기도 하고 질문하기도 했는데, 함께 있던 사람들이 예수님의 지혜와 대답에서 놀라워했다는 점입니다. 비록 나사렛이란 변방에서 살고 있던 소년이었지만, 성경에 대해서 그리고 사회 현상에 대해서 해박한 관심과 남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음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소년 예수는 자신의 삶의 의미와 목적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48-52).

부모가 애타게 찾아다녔다며, 고생한 얘기를 꺼내기가 무섭게 소년 예수의 대답은 놀랄만한 것이었습니다.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할 줄을 모르셨느냐?”고 말입니다. 이 대답은 너무도 당연한 말처럼 들리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마땅히 알고 있어야 할 일을 까마득히 잊고 있는 부모를 책망하는 말투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요셉과 마리아는 예수님의 존재에 대해서 잊어서는 안 될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나타났던 천사 가브리엘의 말입니다. 성령의 잉태로 태어난 임마누엘 예수라는 사실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임마누엘과,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자.”라는 뜻의 예수란 이름이 그것입니다. 그 부모들과는 달리 소년 예수는 이 사실을 한 순간도 잊지 않고 있었음을 암시합니다. 자신의 소명에 대해서 기억하고 준비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고 유추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3. 오늘 저는 주성청각장애인 교회(우슬초 목사 담임)에서 설교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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