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871.

시편 시 108:8-10.

찬송 20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어떤 일을 빨리 해낸다는 게, 무조건 그 일을 잘 한다는 뜻은 아니지요. 하지만 때론 잘 하는 사람만이 뭔가를 빨리 해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화가 앙리 마티스는 평소에 친구와 함께 파리 거리에 나가서, 몇 초 안에 지나가는 사람의 실루엣을 그려내는 연습을 했지요. 마티스의 스승인 웨젠드 루크라는 그 보다 더 했습니다. 5층에서 떨어지는 사람이 바닥에 완전히 닿기 전에, 그의 움직임을 그려내지 못할 정도면 걸작을 남길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맘때쯤이면 새 해 맞으면서 계획했던 무언가를 훨씬 빨리 잘 할 수 있게도 되지요. 그러기까지는 물론 자기 자신의 노력도 컸을 겁니다. 그러면서 날마다 찾아와 준 시간과 흘러가는 시간, 그러면서 쌓여준 시간 자체의 힘도 큰 게 아닐까? 12월에 시간의 고마움을 느껴보는 아침입니다. <KBS FM 1, FM가정음악, 2007124일 방송>

 

2. 대림절 둘째 주일의 마 3:1-12을 본문으로 세례자 요한이 말하는 천국이란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여전히 천국에 갔다 왔다는 사람들의 얘기가 인기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엉터리 얘기로 들립니다. 세례자 요한처럼 천국을 사모한 사람이 드물 것입니다. 그의 설교 속에 담긴 천국은 그가 꿈꾸는 천국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천국은 회개로 출발한 사람들의 나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1-6).

천국은 활짝 열려 있는 나라이지만, 한 가지 조건이 붙어 있는데, 회개한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나라라는 것입니다. 회개란 말은 단순이 마음의 뉘우침을 뜻하지 않습니다.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그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회개라는 단어 메타노이아(μετανοια)입니다. 그러니까 삶의 방향을 바꾼 후에만 들어갈 수 있는 나라라는 뜻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회개하는 사람들에게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세례자 요한을 예언하였는데, 그는 주님이 오실 길을 닦고 그 길을 고르게 할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회개해야 할 것은 주님께서 오실 길이 평탄하도록 힘쓰는 일이었습니다. 주님께서 걷고 싶은 길, 주님께서 다니고 싶은 길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찾아 가고, 만날 수 있는 길이며, 억울하게 갇히거나 차별받는 사람들에게 자유를 주시려 가는 길이 아닐까요?

 

천국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의 나라입니다(7-9).

유대인들의 자부심 중 하나는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세례자 요한은 이런 말을 입에도 담지 말라고 호통을 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길가에 뒹구는 돌멩이들로도 얼마든지 아브라함의 자손을 만드실 수 있다 말씀하십니다. 아브라함의 혈통을 이어받은 유대인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신앙을 계승할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신앙이란 하나님의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순종한 것을 말합니다. 오늘날 흔해빠진 인간적인 희망사항이나 욕망을 채우려는 자기 확신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약속과 말씀에 순종하는 신앙,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이루실 줄을 믿습니다.”는 신앙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회개를 줄기차게 말하면서도 삶을 바꾸려는 자세가 없었던 것입니다. 여전히 외적자료인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혈통적 모습으로 만족하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껍데기만 있는 가증한 신앙이었습니다.

 

천국은 선한 믿음의 열매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나라입니다(10-12).

아브라함의 신앙은 삶을 바꾸는 행동하는 신앙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는 신앙이란 머리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뜨거워진 것이며 손과 발로 실천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믿습니다.”를 입에 달고 살지만 실제 삶에서는 그 믿음의 실체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 문제입니다. 주님은 이를 두고 좋은 열매를 맺지 않은 나무라 비유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 진단해 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혈통적으로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다가 세례자 요한이 가르친 대로 삶의 방향을 바꾼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면, 이런 사람들이야 말로 가장 어리석은 신앙인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새로워진 신앙의 열매가 절실한 사람들입니다.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에서 진정성을 나타내야 합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손과 발로 내려와야 합니다.

 

3. 오늘은 주성농인교회에서 설교하는 날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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