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878호.
시편 시 109:17-20.
찬송 171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지금부터라도 나는 내 생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돼 가는대로 놔두지 않고, 적절한 순간에 내 삶의 방향키를 과감하게 돌릴 것이다.” 양귀자 작가가 쓴 소설 속의 한 구절로 새로운 한 주일 시작해 봅니다. 그 한 구절 뒤에는 “인생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면서 살아야 할 그 무엇이다.” 라는 구절도 나오는데요. 과감한 방향 전환이라던 지 전 생애를 걸고라도 이런 말, 날짜나 시간에 상관없이 우리가 늘 기억하고 또 되새겨 볼만한 그런 말들입니다. <KBS FM 1, FM가정음악, 2007년 12월 10일 방송>
2. 오늘은 대림절 셋째주일로 사도서간 약 5:7-11을 본문으로 “참고 기다리라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때까지”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대림절은 주님을 기다리는 주제를 묵상합니다. 초림 주를 기억하고, 지금 우리 마음에 임재하신 주님을 바르게 모시고, 장차 재림주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면서 말입니다. 기다림은 신앙생활을 중심 주제입니다.
기다림의 가치를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7-8절).
기다림을 소극적이고 피동적인 행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기다림이야말로 가장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동인 것을 배워야 하겠습니다. 오늘 본문은 “부자에 대한 경고”(1-6절) 뒤에 나오는 말씀임을 알아야 합니다. 악한 부자들의 부정적인 측면들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들의 창고에 가득 찬 재물은 썩고 좀 먹고 있으며, 그들을 위해 힘써 일한 일꾼들에게 줄 품삯을 가로채서 그들 가족들의 아우성 소리가 주님께 들렸다고 말입니다. 어쩌면 이런 불의하고 불공평한 세상을 벌하지 않는 하나님을 원망하는 듯합니다. 그런데 사도는 농부가 귀한 열매를 바라며 가을비와 봄비를 기다리듯 참고 기다리라고 말씀합니다. 주님께서 오실 날이 가까웠다고 말입니다. 무슨 말입니까? 이미 주님께서는 이 모든 문제들을 잘 알고 계시다고 말입니다. 풍성한 열매와 함께 모든 억울함을 풀어주시고 정의로운 날을 허락하신다고 말입니다.
심판하실 주님을 기다리는 것은 끝까지 참는 것입니다(9-10절).
우리는 심판이라는 용어를 매우 두렵고 무서운 것으로 이해합니다만, 사실은 훨씬 더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본문에서 사용하는 심판하다는 말 κρινω는 “구별하다. 판단하다. 계획하다”는 다양한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심판은 일방적으로 벌주고 고통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제자리에 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주님께서 재림주로 오실 때는 분명 마지막 심판주로 오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의 심판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라고 해서 무조건 환희의 판결을 기대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바로 이 점을 가르쳐 주고 싶어서 사도는 “심판을 받지 않으려거든 서로 남을 탓하지 마십시오.”라고 권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바르게 구별 지어 주실 것인데, 그때까지 참고 기다리라는 말씀입니다. 할 말이 많고 속이라도 후련하게 쏟아내고 싶어도 그래도 끝까지 참아야 할 이유입니다.
기다림의 용사 욥을 배우라고 말씀하십니다(11절).
기다림의 가치는 많은 세월을 살았음에도 깨닫기가 어렵습니다. 씨를 뿌린 농부는 많은 과정들을 참고 기다립니다. 싹이 나는 때를 기다립니다. 한 뼘 한 뼘 자라나기를 기다립니다. 꽃이 피는 날을 기다리고 열매가 맺히는 것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또 붉게 익을 때까지 참고 기다립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기다림에서 실패하고 맙니다. 참을성이 문제입니다. 거기엔 시간이 반드시 따라야 하고, 조급함을 누를 수 있는 여유와 희망이 따라야 합니다. 그런데 참을성에는 주님의 계획하심과 풍성한 상급에 대한 믿음이 따라야 합니다. 바로 욥을 모델로 삼을 이유입니다. 기다림을 무가치하지도 무의미하지도 않습니다. 가장 슬프고 안타까운 것은 자신의 당대에 열매를 거두려는 조급함입니다. 이른바 노욕을 부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당될 수 있습니다. 어찌하여 후대에게 그리고 우리 주님께 남겨둘 생각은 하지 못할까요?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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