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우리 교회 신앙표어는 <예수님만 바라보자>입니다. 우리들의 신앙생활을 단순하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신앙생활에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런 우리들을 향해서 단순하게 살기를 강력히 추천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살 이유는 종말의 시대를 살기 때문입니다. 한 때 <무소유>라는 책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불교적인 관점이지만 배울 점을 시사하였습니다. 소유에 집착하다가 정작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한다는 말입니다. 모든 사람은 개인적인 종말을 인식해야 합니다. 무한정 허락된 삶이 아닙니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조차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삶을 단순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큰 목표를 세우고, 다른 것들은 그 목표를 위한 작은 단계들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저것 기웃거리면서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기회는 딱 한 번뿐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사도는 단순화를 강조하였습니다. 지나치다싶을 만큼 단순하게 삶을 정리하도록 말씀하십니다. 아내가 있어도 없는 사람처럼 살고, 우는 일과 기쁜 일까지도 거기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사고 파는 일이나 가진 소유를 살펴보는 일까지도 무시해 버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제한된 시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해야 할 일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개인적인 종말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매일 매 순간이 마지막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살아야 합니다. 단순한 삶은 구심점이 분명한 삶을 말합니다. 어느 변호사댁에 초대받았습니다. 안내된 거실에는 대형 TV 한 대와 식구들이 함께 앉을 긴 소파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또 다른 학생 댁에 초대받았습니다. 몇 권의 책과 테이블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와는 다르게 어느 일본 대학교수 댁에서는 온갖 잡동사니들이 거실에 꽉 들어차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구심점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게 하는 대조적인 장면들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들에게 구심점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오직 예수>라는 구심점을 갖도록 말씀하고 계십니다(32-35절). 얼마 전에 오랫동안 투병중인 교우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어두운 방안에서 외로운 생활로 자연히 우울증세가 있었습니다. 가족들에 대해서 원망하는 마음이 크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제가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말은, 주님만 바라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벌써부터 그렇게 살았어야 했습니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도 기회는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사랑도 식는 날이 오고, 물질도 사라지는 날이 오며, 친구도 떠나가는 날이 옵니다. 그러나 주님만은 어제도 오늘도 영원토록 항상 그 자리에 계십니다. 헛된 것들에 더 이상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들이 온전히 주목해야 할 구심점에는 예수님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만 바라봅시다. 단순하게 사는 것을 실천해 갑시다.결심과 실천은 별개의 것들 입니다. 좋은 생각을 품게 되었다고 해서 좋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것은 또 다른 일입니다. 단순하게 사는 생활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한낱 꿈에 불과합니다. 가까운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먹는 것을 단순하게 합시다. 한꺼번에 많은 식단보다는 몇 가지를 여러 차례 골고루 준비하면 낭비도 줄이고 건강에도 도움을 줄 것입니다. 활동도 단순하게 합시다. 계획을 세우고, 중요한 일과 덜 중요한 일을 나눠서, 먼저 할 일과 나중할 일을 차례로 차근차근 풀어가는 것입니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려고 하니까,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대학에 입학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동아리활동에 매력을 느낀 나머지 5개나 들었습니다. 3년이 지나도록 정신없이 뛰어다닌 후에야 정작 힘써야 했던 공부는 뒷전에 밀려나 있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 우물을 파도 시간이 모자랄 수 있는 게 인생입니다. 신앙은 이런 단순한 삶을 지도하는데 크게 도움을 줍니다. 매일 첫 시간에 생활의 우선순위를 검토할 수 있고 자문을 구할 수 있습니다. 주님, 오늘 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입니까? 저를 가르쳐 주옵소서. 우리의 삶은 한계가 있습니다. 시간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종말론적인 삶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런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단순하게 살기, 구심점을 갖기, 그리고 이런 생각을 실천하기는, 지금 우리들이 적극적으로 힘쓸 일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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