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평안하셨습니까?


오늘 저는 3개월마다의 정기 건강검진을 받으려고 병원에서 혈압을 측정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인으로부터 기도해 달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아드님이 군대에 입대하게 됐다며, 

그리고 자신의 일터에서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며 기도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마고 답글을 보내면서 목사님을 떠올렸습니다.

목사님이 대부도의 한 교회에서 목회하실 때,

저와 제 아내를 초청해서 조개구이를 사 주신 일이 있었지요. 

그래서 답례로 목사님 댁을 찾았던 것인데,

그 때 자녀들 얘기며 교회 얘기 등을 하시면서 저에게 기도부탁을 하셨습니다. 

그 이후로도 만날 때마다 기도부탁을 종종 하셨습니다. 

사실 저는 기도를 부탁하는 것에 대해서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평소에 생각해 오고 있었습니다.

마치 자신의 부모나 자식들의 기도 제목을 적어서 절간의 스님께 맡기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기도는 자기 자신이 열심해 해야 할 일인데, 

다른 사람에게 다 떠넘기듯 맡겨버리곤 정작 자신은 소홀하는게 아닌가 해서 말입니다. 


사랑하는 정 목사님!

저는 사람마다 어깨가 휠정도로 무거운 멍에를 메고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인생길이 험하고 힘들다는 뜻입니다. 

모두에게 가족이 있고, 일터가 있고, 개인적 사정들이 분에 넘치게 많다고 말입니다. 

제 짐을 지고 비탈진 인생 고갯길을 올라가기에 벅차고 힘에 부친다고 말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목사라는 직책을 가졌다고 해서 기도부탁을 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제 자신의 기도만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인데 말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지혜이고 최선일까요? 

우선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 제 일을 제대로 하도록 힘써야 하고 또 서로 격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억날 때마다 그렇게 하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가끔이지만, 기도가 먼저냐? 제 할일이 먼저냐? 충분히 논의해 볼 일입니다.

제구실을 하는 삶을 현장에서나 경험에서 배운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느 쪽이 먼저든 자신을 격려하고 하나님의 은총을 구하는 것은 절실한 일입니다.

그러나 내가 해야 할 기도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일은 한번 생각해 볼 일입니다.

자신이 제구실을 할 수 있도록 기회 있을 때마다 자신을 격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의지와 노력이 연약한 자신을 위해서 하나님의 도움을 구해야 할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힘겹게 비탈 길을 오르고 있습니다.

그들을 격려하고 응원은 못할 망정, 

그들의 힘겨운 발 걸음을 붙들고 올라가지 못하도록 막아서면서 

나를 이끌거나 밀어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적어도 우리가 자신의 짐을 져야 할 성인이라면 말입니다. 


그래서 기도하는 것에 대해서도 조금 더 성인다운 모습을 보일 때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면 상대를 위한 기도 역시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추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입니다.


오늘은 봄 기운을 넘어서 여름이 성큼 다가선 것 같은 날씨입니다.


오늘 저의 건강검진은 좋은 결과라고 합니다. 

혈압도 혈당도 당뇨수치도 모두 좋다며 이대로 쭉 갑시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십니다.

이대로 쭉 가자는 말씀이 제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목사님에게도 이대로 쭉 가면 좋을 일들이 있으시기를 기도합니다.


평화 !


박성완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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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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