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장로님 !


우리는 여러 가지 점에서 공통분모가 많은 친구입니다. 

고등학교 3년동안 같은 기숙사에서 지냈다는 것을 시작으로, 

알고 보니까 내 어머니의 고향 동네에서 살고 있다는 것과,

둘 다 가난뱅이여서 학교에서 많은 도움을 받은 처지라는 것 등이 그렇습니다. 

장로님은 크리스마스 카드에 색칠을 하는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 카드는 교장선생님께서 미국에 가실 때 큰 돈으로 바뀌었다 들었습니다.


오늘 장로님께 글을 쓰는 것은 요즘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는 Me Too ! 에 대해서 입니다.

요즘 신문이나 방송 등 매체들은 신바람이 났습니다.

누군가  Me Too ! 하고 입만 떼기 무섭게 한 인간의 실체가 원색적으로 파헤쳐지고 있으니까요.

그것도 현재 진행형이 아니라 묵을 대로 묵은 십 수년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까지 말입니다.

아마도 이런 것이 인민재판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일단 누군가가 손가락질을 하기가 무섭게 그 대상은 돌팔매질을 당해 마땅한 죄인이 됩니다. 

아무리 차분히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겠다 해도 그것은 해명이 아니라 변명으로 치부하고 맙니다.

모르긴 해도 지금 야단 법석을 떠들고 있는 사건들이 용두사미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래서 그 옛날 간통 현장에서 잡혀 온 한 여인을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는 남자는 철저하게 보호 대상이었고 희생자는 언제나 여자였는데, 

우리 시대는 완전히 역전이 되었습니다. 

우리 주님은 매우 난처한 입장이 되셨습니다. 

오늘의 신바람난 고발자들을 대표한 바리새인들이 무서운 질문을 던진 때문입니다.

모세의 법에 따라 돌로 쳐야 하느냐? 마느냐?

그 때 주님은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

그리고는 땅 바닥에 쪼그리고 앉으셨습니다.

그리고 돌멩이 하나를 들어 땅 바닥에 뭔가를 쓰고 계셨습니다. 

뭔가 의미있는 글을 쓰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분노한 군중들의 뛰는 혈기를 잠시 잠깐이지만 식히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한참을 그러시던 주님은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고 여인만 남아 있었습니다. 


S 장로님 !

지금 우리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실까요? 

과연 여전히 양성평등이 이뤄지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여러 가지 불평등과 불법이 현존하고 있는 처지에서 

성차별은 물론 성희롱과 성폭력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에서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이것만은 아주 분명하지요. 

우리 시대의 정의는 증거만 없으면 되는 것인듯 합니다. 

그런데 Me Too ! 는 증거가 필요없는 초법적인 특권을 가진 괴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Me Too ! 하면 세상의 모든 눈은 똑 같은 시력으로 주목하게 된 것입니다. 

참으로 대단한 위력이고 괴력입니다. 


제가 하는 말을 오해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Me Too 운동의 피해자들의 입을 막으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이 운동에 대해서 때 늦은 일이긴 하지만 잘 터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짐승같은 일들이 더 이상 벌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회에 반성해야 할 사람들, 처벌 받아야 할 사람들이 다 정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 옛날 같은 죄를 짓고도 면죄부를 받았던 남성들처럼, 

우리 시대는 그 역전 현상으로 면죄부를 받는 여성들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문제에는 원인이 있고 과정과 결과가 뒤따르게 마련입니다. 

겨우 가릴 것만 가린 여성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세상입니다. 

술집에서는 아예 노골적으로 유혹적인 눈빛과 자세로 다가오는 여성들이 흔하다고 합니다. 

차제에 남성이나 여성이나 상대를 유혹하려는 의지나 시도부터 개선해야 하겠습니다. 

젖 가슴을 다 내어 보이는 것은 물론, 

속옷을 전혀 입지 않고 생활한다는 말들도 방송에서까지 흘리는 시대입니다.

그러니까 남성들이 잘못된 선택을 할 원인제공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정숙한 복장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적인 자극을 주는 언행을 적극적으로 조절해 보자는 뜻입니다. 


S 장로님 !

우리는 성적으로 가장 위험한 시대를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세상 어디를 가든 성적 유혹에서 자유로운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도도한 흐름을 누구도 막아서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남성이 보호받든지, 아니면 여성이 보호받든지,

그도 아니면 누구도 보호받지 못하든지 하는 시대로 발전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합의만 있으면" 하는 꼼수가 해답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가면서 그 합의라는 것도 꼼꼼히 따져야만 될 것 같습니다. 

모두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차제에 우리는 모두 간음죄인이라는 성경의 말씀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하겠습니다.

"음욕을 품는 자마다 이미 간음하였느니라."는 말씀 말입니다. 

이 말씀이 오늘의 Me Too ! 운동에서 진지한 해답으로 제시되었으면 싶습니다. 

그러니까 모두가 피해자이며 동시에 가해자라는 시각으로 말입니다. 

결코 물타기가 아니라 진실하고 성실한 양성평등의 관계를 만들어가자고 말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장로님과 가정위에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2018년 4. 19 아침에  박성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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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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