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종일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작년엔 봄 비가 적게 내려서 농사짓는 분들을 힘들게 했는데, 

안심을 주는 좋은 비라고 생각됩니다. 


요즘 나라 안팍은 종전과 평화협정이 이어질 거라는 기대감에 풍선처럼 부풀어 있습니다. 

판문점 정상 회담을 지켜보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역사를 보면 과연 북한 정권을 신뢰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됩니다.

속아도 너무 많이 속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북한은 남한을 이용해서 온갖 악행을 저질러 왔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어린 아이들이 굶어죽어간다고 해서 곡물을 제공했더니 그게 군수식량으로 바뀐다든지,

또는 김씨 일가를 친위대처럼 돕는 평양 시민들의 식량으로 사용한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래서 감시하는 감독관을 배치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처음부터 빵 공장이나 국수공장을 세워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정상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신뢰문제를 들고 나온 것입니다.

약속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 않은 것은 남측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도 할 말이 없는 대목입니다.

남한은 선거를 통해서 정부를 선택하기 때문에 지난 10여년은 보수정권이 집권하느라 

남북한 합의사항이 제대로 지켜지기는 커녕 파기되다시피 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도록 국회 비준을 거쳐 정권이 바뀌더라도 실천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사랑하는 J형 !

형은 평생 외교관으로 살았습니다. 지금도 외교원 교수로 가끔 출강한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외교에는 타이밍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이어서 진행될 북미회담을 전망하면서 많은 생각을 갖습니다.

이런 기회는 두번 다시 오지 않을지 모르겠다고 말입니다.

그것도 바로 작년 말까지만 해도 

서울과 평양에서 핵폭탄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컸는데 말입니다.

새해 들어서면서 남북간의 관계가 극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정말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이런 기적같은 기회를 얻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를 들을 때마다 눈시울이 뜨겁습니다.

동포의 가슴에 총뿌리를 겨누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어리석고 마음 아프기 때문입니다. 

남과 북이 서로 신뢰하고 도울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윈윈할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풍부한 자원과 인력을 갖춘 북한과 넘치는 기술력을 가진 남한이 뜻을 합치기만 한다면, 

동서독이 통일 될 때보다도 훨씬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더 이상 중국이나 베트남 그리고 동남아시아에 산업기지를 만들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남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고, 물자가 자유롭게 사용될 수 있다면 말입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 아닙니까?

압록강과 두만강을 경계로 중국과 대치할 뿐, 더 이상 군사대결은 없어진다면 말입니다.

미군 주둔 문제는 기술적으로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가 중국과 적대감정만 버린다면 말입니다. 


요즘 저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 지방마다 교회가 세워지는 꿈도 꾸고 있습니다. 

그날이 오면 제가 가르쳤던 중국 흑룡강성의 신학생들이 북한교회 개척에 나설지 모르겠습니다.


J 형 !


오늘은 여기서 줄여야 하겠습니다. 


평화 !


박성완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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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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