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644(2019. 7. 26. 금요일).

시편 25:19-22.

찬송 44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인문학자인 한스 굼브레히트가 쓴 스포츠의 천사(薦辭) [매혹과 열광]속의 한 마디입니다. “스포츠에서 관중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팀이 이기기를 바라지만, 경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한, 자신의 감정적 투자나 시간이 전적으로 낭비된다고 여기지 않는다. 패배보다 팬들을 더욱 실망시키는 것은 적극성과 노력의 부족으로 인한 지루함이다.” 이 한마디에 물들어 봅니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야구를 시작했습니다. 운동선수 치고는 조금 늦게 시작한 편이지요.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크게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는 선수 개인에게 주는 개인상도 여러번 받았다고요. 덕분에 야구 팀이 있는 대학교의 체육학과에도 어렵지 입학할 수가 있었지요. 하지만 대학교 2학년 때입니다.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서 운동을 그만 둘 정도였지요. 그러자 실의와 좌절감은 물론이고 참 막막하고 아득했습니다. 중학생이던 때부터 대학 2학년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것은 합숙소였지요. 대부분의 시간을 바친 대상도 운동연습과 시합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강의실로 돌아가니 모든 게 너무나 어색하고 낯설었습니다. 그러니 매일 휴학을 할까 아예 학교를 그만둘까 자포자기하다 시피 강의실을 오갔지요.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579일 방송>a.

 

2. “베드로의 장담(31-38)”을 읽었습니다. 공관복음서는 각 복음서를 기록한 저자들의 신학적 견해에 따라서 사건들을 편집했다고 생각됩니다. 이른바 편집 비판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령 오늘 본문은 마태복음서(26:30-35)과 마가복음(14:26-31)에 기록되었는데, 그 편집 배열이 상당히 다릅니다. 마가와 마태는 주님께서 마지막으로 하신 감람산 기도 기사를 전하면서 제자들이 주님을 배신할 뿐 아니라, 베드로가 닭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부인할 것을 예언하시는 말씀이 나옵니다. 그런데 누가복음서 기자는 유월절 만찬 후에 하신 말씀으로 순서를 배정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31-38절은 제자 파송 식에서 하신 말씀을 인용하면서 이제는 돈주머니도, 식량자루도, 심지어 칼을 사라는 말씀까지 하십니다.

그런데 누가복음서 기자는 이사야 53:12의 말씀, “그는 악인들 중 하나로 몰렸다.” 를 이루기 위해서 하신 말씀이라고 그 배경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에 저는 누가복음서와 사도행전은 로마 고급 관리에게 보낸 기독교 변증서 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충분히 오해받을 만한 사항이었기 때문에, 이를 구약의 성취로 간주하는 편집의도를 짐작케 합니다.

   성경을 비판적으로 읽거나 해석할 때, 대부분의 초보자들은 신앙의 갈등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대학 1학년 때 한 친구가 그랬습니다. 그는 성경을 비판적인 눈으로 이해하도록 가르치자 심각한 신앙의 회의를 느끼고 공부를 접다시피 하며 방황하였습니다. 다행히 같이 졸업을 하고 장교로 군복무를 마친 후 대학원에 진학했을 때, 제게 한 말은 형은 어떻게 그렇게 잘 참고 있는지 불쌍했었다.” , 그 때의 자신이 참 어리석었었다고 술회하였습니다. 훗날 서울 영락교회 부목사를 거쳐 지금은 미국에서 교포 목회를 잘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신학자나 설교가들은 성경말씀을 자신의 청중들에게 전할 때, 성경의 기록 순서대로 하지 않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자신의 의도에 따라서 시공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성경을 인용하기도 하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성경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들의 처지와 필요에 따라서 성경을 읽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똑같은 말씀을 전혀 엉뚱한 시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가령 사랑합니다.”는 말도 어떤 사람에게는 진정성 있는 말로 들리지만, 또 어떤 사람에게는 비웃는 말로 들릴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 말을 어떤 상황에서 무슨 말과 함께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베드로의 부인은 그 자신의 의지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사탄의 손에 붙들린 연약한 인생을 대변하는 뜻으로 읽혀졌으면 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마귀의 종노릇 또는 마귀노릇을 하지 않도록, 주의 영이 우리를 붙잡아 주시기를 기도하는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