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410호.
시편 시 68:11-13.
찬송 73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얼마 전에 대학 동기동창들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50년 전 친구들이라 옛 이야기 소재를 준비했는데, 저의 스크랩북을 들춘 것입니다. 거기엔 1973. 9. 19 자 <신과대학 예배 순서> 였습니다. 사회는 동기생인 양재서군이, 설교는 제가, 축도는 김찬국학장이었습니다. 성경본문은 시 121:1-8, 설교제목은 “너를 지키시는 자”였습니다. 저는 이 시편의 저자를 포로에서 귀환한 사람으로 설정했고, 꿈에 그리던 예루살렘에 돌아만 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폐허로 무너진 절망밖에 없었다고 그 불쌍한 시인을 주목했습니다. 그때 절망의 돌무더기 위에서 눈을 들어 하나님을 올려다보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께로 서로다.”
2. 오늘은 성 삼위일체 주일로 행 2:14, 22-36을 본문으로 “설교의 모범이 된 베드로의 설교”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교회력의 유익한 점 하나는 매년 적어도 한 차례는 성삼위일체를 설교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느님의 위격은 성부, 성자, 성령 세 가지(persona/ 인격)이며 서로 구별되면서도 본질은 같다(ὁμοούσιος)는 기독교의 교리입니다. 삼위일체에서의 위격은 인격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 말은 삼위일체의 위격은 세 하느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 하느님의 상대적인 상호관계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H2O가 물과 얼음 그리고 수증기라는 식의 양태론이 위험한 주장입니다.
초대교회의 성령 현상을 구약에서 예언된 것임을 말씀합니다(14, 15-21절).
유대인의 추수절인 오순절에 예루살렘에서는 놀라운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일단의 무리들이 성령을 받았다며, 방언을 말하고, 술에 취한 사람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낯선 사람들을 향해서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그가 세상을 구원할 메시야인 것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언급이 필요했고, 베드로는 이런 성령 현상에 대해서 설교의 첫 주제로 삼았습니다. 우리 교회의 설교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주제나 내용일 때 사람들의 귀는 닫힐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약 요엘 3:1-5을 인용해서 성령 하나님께서 어떻게 사람들에게 임재하시고 활동하시는 지를 말씀하셨습니다. 구약에서 성령에 관한 말씀은 매우 드물었습니다. 그러나 신약에서는 많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나사렛 예수의 활동은 다윗의 말씀으로 증거합니다(22-28절).
첫 단락에서는 유다 동포와 예루살렘 시민에게 한 설교라고 한다면, 둘째 단락은 이스라엘 동포에게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그것은 예수라는 분에 대한 오해와 곡해를 불식시키려는 분명한 의도가 있었습니다. 예수는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분이라는 것과, 하나님의 뜻과 계획에 의해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는 사실을 증거한 것입니다. 그것을 다윗이 시편에서 증거하였던 말씀을 인용하신 것입니다(시 16:8-11). 베드로의 설교는 성령 하나님을 가장 먼저 소개하셨고, 다음으로는 성자 예수님을 소개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계셨던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 죄와 죽음 아래 살고 있는 모든 인류를 위해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고 말입니다. 이 예수님은 다윗도 찬양하였다고 말입니다.
부활과 승천 그리고 재림에 관한 말씀도 성경에서 근거를 찾았습니다(29-36절).
마지막 단락에서는 형제 여러분에게 설교하고 있습니다. 이 단락에서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구원역사에 얼마나 깊이 개입하고 계시는가를 밝히 말씀하고 있습니다. 다윗의 죽음과 예수의 죽음을 대비하신 것입니다. 다윗은 죽어 묻혔는데, 지금까지도 그의 무덤은 이 세상에 남아 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당신이 보내신 예수를 죽음의 세계에 버려두지 아니하시고 썩지 않게 하셨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베드로는 이 시편을 해석하기를, 하나님께서 예수를 다시 살리셨고, 당신의 보좌 오른편에 앉히시고 원수를 굴복시킬 때까지 그리 하시겠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이 바로 우리의 그리스도 구세주가 되신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이처럼 베드로의 설교에는 성령 하나님과 성자 예수님 그리고 성부 하나님에 대해서 분명하고도 자세하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성삼위일체 되신 우리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합시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주일설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 6. 9. 성령강림절 후 셋째 주일] 왜 그랬을까? / 창 3:8-15. (0) | 2024.06.09 |
---|---|
[2024. 6. 2. 성령강림절 후 둘째 주일] 옛 것과 새 것의 조화. / 막 2:21-22. (1) | 2024.06.02 |
[2024. 5. 19. 성령강림절 주일] 마른 뼈들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 겔 37:1-14. (0) | 2024.05.19 |
[2024. 5. 12. 부활절 일곱째 주일] 하나 됨을 기도하신 주님. / 요 17:11-19. (1) | 2024.05.12 |
[2024. 5. 5. 부활절 여섯째 주일] 세상을 사는 가장 강력한 힘. / 요일 5:1-8. (0) | 2024.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