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91(2001.1.7, 주님의 날)
찬송 : 374장.
성경말씀 : 벧전 5:1-4.
제목 : 교회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2. 베드로전서는 초대교회의 삶을 엿보게 하는 자료입니다. 그러나 그 교회는 제법 틀을 갖추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장로제도를 택해서 운영하고 있음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로라는 명칭은 이미 구약시대부터 있었습니다만, 초대 기독교회의 장로라는 명칭과는 거리가 있는 용어입니다. 구약에서는 12지파의 지도자들을 의미했습니다. 그 지파의 어른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고, 각 지파를 대표하는 여러 가지 일들에 앞장을 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출3:16) 일종의 정치적 혹은 사회적인 지도자였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초대교회에서의 장로는 순전히 신앙적인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름이었습니다. 각 지역 교회는 적어도 몇 분의 장로들을 세웠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딤전4:14-16) 그리고 그 중에서 말씀을 가르치는 감독이라는 직제도 두었던 것 같습니다.(딤전3:1-7) 이 장로들은 회를 구성하고 있었는데, 교회내의 질서와 건덕을 위해서 치리(治理)하는 일을 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딤전5:17) 아무튼 장로는 안수를 받은 교회 지도자들이었습니다.
3. 오늘 본문을 자세히 살피면, 교회 지도자들은 세상 지도자들과는 분명히 다른 자세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상 지도자들과 비교하는 뚜렷이 구별되는 몇 구절을 살필 수가 있습니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고난의 증인들이라는 것,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재림을 의미함) 영광에 함께 참예할 자라는 것, 의무감과 같이 소극적인 자세로가 아니라 즐거움으로 적극적인 자세로 일하는 사람이라는 것, 어떤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초점을 맞추고 일하는 사람이라는 것, 자기 생각을 이루기 위해서 독재적인 방법도 불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성도들에게 솔선 수범하는 본을 보이는 행동으로 지도하는 사람이라는 것 등입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집단이라는 점에서는, 교회가 일반 사회와 하나도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므로 교회 안에서도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고, 가지각색의 성품을 가진 사람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면에 부정적인 사람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하면 마음이 꼬여서 다른 사람을 헐뜯기 잘하는 그런 사람도 있게 마련입니다. 열심인 사람과 게으르고 말썽만 일으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회 역시 세상처럼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 이런 공동체를 지도하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교회의 일꾼이 된다는 것은 분명 명예롭고 자랑스러운 것입니다만, 다른 어떤 일보다도 더 많은 수고를 해야 할 자리라고 생각됩니다.
4. 오늘 말씀에서 우리는 교회 지도자들을 위해서 기도할 제목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는 그 분들이 그리스도의 고난의 증인으로 충실하도록 기도하자는 것입니다. 교회의 존재의미는 예수가 그리스도(구세주)이심을 증거하는데 있습니다. 그런데 그 구세주는 십자가를 지심으로 우리의 구주가 되셨다는 것을 힘껏 외쳐야 합니다. 이런 교회의 역할은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삶이 더 이상 죄와 죽음 아래 있지 않고, 새로운 하나님의 자녀로써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5:17) 이 복음을 들어야만 우리는 옛 사람이 아니라, 새 사람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교회들은 이 복음을 선포하는 일보다는 세상적인 가치에 너무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초대 교회의 설교는 고난받으신 예수 그리스도가 주제였습니다. 그것을 위해서 목숨을 내 걸고 외쳤다는 말입니다.
두 번째는 교회 지도자들이 세상 명예나 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좇는 일에 열심을 다하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오랜 전 얘기입니다만, 어느 부흥강사가 자신을 소개하면서, “예수님은 5천명 앞에서 설교했지만 자신은 백만명 앞에서 설교했다.”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무슨 뜻에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게 공부했던 나이든 한 학생은 “목사님의 권위는 외모에서 풍기는데, 좋은 차를 타야하고 재력도 있어야 꿀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세상 지도자들과 하나도 다를 바 없지 않습니까? 오직 하나님의 뜻을 좇아야할 지도자인데 말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길은, 어쩌면 세상의 명예와 부귀 권세와는 거리감이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어야 한다고 말씀하시기에, 병든 세상에서 사람 대접을 받도록 해 주라고 말씀하시기에, 뒤엉켜있는 무질서를 제대로 풀어주라고 말씀하시기에, 이전에 가지고 있던 것들까지 내다 버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좇는 우리 지도자들이 되기를 기도합시다.
마지막으로 교회지도자들은 信行一致, 혹은 言行一致의 삶을 살도록 기도하는 일입니다. 좋은 말만 늘어놓는 사람이 아니라, 말하는 것처럼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겸손을 가르치기 위해서 스스로 겸손해야 하며, 섬김을 가르치기에 자신이 섬김에 본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오래 된 우화를 우리는 잘 기억합니다. [바담 풍]얘기 말입니다. “바람 풍”을 혀가 짧아서 “바담 풍”이라고 가르쳤다고 합니다. 배우는 학생이 어떻게 “바담 풍”이외에 달리 배울 수 있을까요? 신행일치나 언행일치를 본보이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말을 아껴서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을 말 쟁이라고 세상 사람들이 비웃었습니다. 말의 성찬(盛饌)에 비해서 삶은 별볼 일이 없다는 말입니다. 이런 결과는 교회 지도자들이 자기 성찰없이 사용한 말과 행동에 대한 따라하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교회 지도자가 되려고 하지 말라는 말씀(마23:10)을 새삼 기억합니다. 교회 지도자는 뒤에서 부리는 독재자가 아니라, 앞에서 솔선 수범하는 본을 보여야 하는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런 지도자들이 되도록 기도할 책임이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제 자신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고백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끊임없는 기도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주님께서 오늘 새해 첫 주일을 은혜 가운데로 인도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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