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노래는 귀에 익숙한 <부베의 연인> 주제곡이었다.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2차대전 말기의 전쟁 속에서 피어난 사랑이야기이다. 

   살인죄로 1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약혼녀 부베를 찾아가는 마라(Mara: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분)의 회상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마라는 이곳 저곳 옮겨 다녀야만 하는 부베(Bebo: 죠지 차키리스 분)와의 면회를 자그만치 14년째 계속하고 있으며 오직 그가 석방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마라가 부베를 처음 만난 것은 북부 이탈리아의 산중에 있는 가난한 빈촌에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인 1944년 7월 한여름 마라의 집에 부베라는 청년이 찾아오게 되면서이다. 부베는 레지스탕스(파르티잔)로 나치에게 처형된 오빠 산태의 동지로 산태의 전사를 전하러 왔던 것이다. 이들은 처음 본 순간 서로 이끌렸고 하룻밤을 마라의 집에서 묵은 부베는 전쟁에서 기념으로 가지고 온 낙하산 천으로 옷이나 만들어 입으라는 말을 남긴 뒤 떠난다. 
   그 후부터 부베의 편지가 끊이지 않았다. 그로부터 1년 후 겨울, 다시 찾아온 부베는 마라의 의사를 묻지도 않은 채 마라의 아버지(Mara's Father: 에밀리오 에스포지토 분)에게 약혼 승락을 받는다. 그리고 얼마 후 부베가 다시 찾아왔을 때 부베는 친구가 경찰에 사살되어 그 보복으로 경찰을 죽이고 그의 어린 아들까지 죽이는 범죄자가 되어 쫓기는 신세가 된 것을 알게 된다. 자유분방한 사고를 하는 이탈리아 젊은이로써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사랑의 감정으로 고뇌에 빠지는 마라는 한 시인이자 지방 신문업자 스테파노와 사귀는데, 처음부터 자신은 약혼자가 있다는 것과 그를 기다리고 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기다림과 불안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고도 남는 것임을 절절히 체험한다. 그래서 마침내 결혼까지 생각하고 밀회를 즐기는데, 부베가 지원을 받은 파르티잔은 연합국인 공산당의 후원을 받는데, 그들의 배신으로 재판을 받게 될 때, 새 공화국 재판장은 부베에게 14년 징역형을 선고한다. 그로부터 매 2주일마다 면회를 가는 마라. 스테파노의 끈질긴 구애에도 부베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거절한다. 영화 속에서는 부베의 연인(La Ragazza Di Dube)가 자주 들려온다. 

   젊을 때 유행가 가수 배호가 번안해서 부른 가락이 귀에 익어서인지 매우 친근하게 다가왔으며, 다시금 거짓말을 잘하는 그래서 생사를 같이 했던 동지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공산당이 참 미워진 영화였다. 비가 오는 날에 감상한 영화여선지 영화도 노래도 함께 잘 어울리는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2019. 9. 12. 추석 연휴 첫날. 실버 극장에서.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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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X>

영화 감상기 2019. 8. 2. 20:26

실버 영화 <마담 X>를 감상하였다. 안내문에는 아주 짧게 소개된 글뿐이어서 볼까 말까 망설였는데 보기를 잘했다 싶었다.

 

영화는 한 미국인 정치지망생 클레이 앤더슨(존 포사이스 분)이 미모의 여인 홀리 파커(라너 터너 분)을 만나서 어머니 밈지(버지니아 그레이분) 몰래 결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엄청난 대 저택의 위용에 놀라고, 남편의 따뜻한 배려에 감동하며 행복하고 생활하며 아들 토번을 낳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남편의 잦은 정치적인 외출로 외로움을 느낀다. 바로 이런 때 자주 나타나는 사람이 잘 생기고 입담 좋은 난봉꾼 필 밴튼(리카르도 몬탈반 분)에 잠시 한 눈을 판다. 불안한 시간을 청산하려고 남편이 북아프리카로 출장을 떠난 사이 필을 찾아간 홀리는 헤어지자고 말하자 왜 이제 그런 소리하느냐며 다투다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죽는다. 그런데 그때 전화벨이 울리고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홀리는 뒷문으로 도망쳐 집으로 돌아오는데, 조금 후에 시 어머니 밈지가 자신의 스카프를 들고 찾아온다. 자신이 탐정 한 사람을 뒷조사시켰고, 필이 죽은 현장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리고 딜을 한다. 시어머니는 자신의 아들과 손자를 두고 스위스로 떠나라고 한다. 여권을 마련해 두었고, 매달 생활비를 제공해 주겠다고 한다. 다만 물에 빠져 죽은 것으로 하겠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스위스로 이주했지만, 자신의 행복했던 지난날을 그리워하며 술과 춤 등으로 무절제한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콜걸이 되어 멕시코까지 흘러들어간다. 그런데 그곳에서 댄 설리번(버게스 메레디스 분)을 만나는데, 이 사람이 신문 등을 통해서 홀리가 누군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홀리를 데리고 미국으로 간다. 물론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 주겠다고 꼬인 것이다. 그리고 결국 홀리는 자신이 전 남편과 아들에게 거추장스러운 사람이 될 뿐인 것을 깨닫고 권총으로 댄 설리번을 죽이고 경찰에 자진 신고한다. 그리고 철저하게 묵비권을 행사한다. 그런데 자신의 변호를 맡은 국선 변호사가 자신의 아들 토번인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남편 클레이는 주지사로 장래가 촉망받고 있음도 알게 된다. 그런데 토번은 변론을 준비하면서 왠지 모르게 홀리에게 끌린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서 도와주려고 한다. 그리고 클레이도 토번이 변론을 맡은 여인이 홀리인 것을 눈치 챈다. 마침내 배심원들의 판단을 해야 할 최후의 법정이 열린다. 검사는 이 여인은 사형에 마땅하다고 호소한다. 홀리와 토번이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그 모든 내용을 제3자인 양 알게 된다. 변호사 토번은 이 여인은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선처를 호소한다. 배심원들이 퇴장해서 토의를 하는 동안 홀리는 심장경련을 일으키고 쓰러진다. 아들의 품에서 그리고 눈을 감는다.

 

마치 한국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자식을 위해서는 못할 것이 없는 어머니 말이다.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모처럼 나도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았다. 시종 스릴이 있는 전개가 감독 데이빗 로엘 리치의 탁월한 연출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우리들 삶에서 단 한 번의 실수가 이처럼 무거운 죄의 멍에를 짊어지게 하는지에 대해서 질문을 하게 한다. 딱 한 번의 실수 말이다. 그리고 그 실수를 고쳐보려던 것이 오히려 더 큰 실수로 이어지고 마침내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었으니 말이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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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재즈를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루이 암스트롱의 트렘벳에 의한 재즈곡이 나오자 눈을 닫으려고 했는데, 주인공 니콜스의 코믹한 연기가 자리를 뜰 수 없게 만들어서 끝까지 보았는데, 후회없이 잘 보았다 싶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딸이 부모에게서 떨어져 먼 샌프란시스코의 어느 기숙학교에서 맞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 비를 홀딱 맞은 후 소아마비 증세로 입원하게 되자, 하던 일을 다 팽개치고 딸의 간호와 재활을 위해서 헌신하는 모습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간절하고 위대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우는 따뜻한 휴먼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주인공 1930년대 유명했던 미국의 트럼벳 연주가 레드 니콜스의 자전적인 영화로, 니콜스의 배경을 먼저 설명하는 것이 이해를 돕는 첩경일 것 같습니다. 주인공 레드 니콜스는 190558일 미국 유타 주 오그덴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대학 음악 교수였고 Nichols12살 때 아버지의 개인 밴드에서 트럼펫을 연주했기 때문에 주변으로부터 음악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었지요이미 10대에 Original Dixieland Jazz BandBix Beiderbecke의 음반들을 틀어놓고 연주를 따라했으며, 이때의 연습들이 니콜스의 연주 스타일을 정교하게 다듬어주었습니다.

 

1920년대 초 니콜스는 중서부로 이주하여 'The Syncopating Seven'이라는 밴드에 합류했지요그 밴드가 해체되자 니콜스는 '쟈니 존슨 오케스트라'와 합류하여 1923년에 뉴욕으로 건너갑니다.

   영화는 이 장면부터 나오게 되는데, 뉴욕에서 그는 트럼본 연주자인 토니를 만났고, 데이트 상대로 만나게 된 월마와 결혼 그녀를 싱어로 삼고 <5페니>란 다섯명의 연주자를 이끌고 연주도하고 노래도 하는 악단을 결성, 째즈악단장이 됩니다. 이후 10년간 미국 전역을 연주 투어로 대 성공을 이루게 됩니다. 그래서 아내와 상의하에 딸 도로시를 샌프란치스코의 한 기숙학교에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인기가 최고의 절정에 달할 때, 그만 그의 딸 도로시가 소아마비에 걸리고 맙니다. 이 절망적인 소식을 접한 니콜스는 일체의 연주를 중단하고, 딸의 치료를 위해 기후가 따뜻한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가죠거기서 니콜스는 자신의 야망 때문에 어린 딸을 고통스럽게 하다가 그녀를 소아마비 환자로 만든 것이라는 자책에서, 음악가로서의 모든 꿈을 접고 심지어 자신의 그룹을 해체하는 엄청난 손해를 본 후에,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트럼펫을 금문교 다리위에서 바다로 내 던지게 됩니다. 그리고 부두에서 막노동꾼으로 생계에 뛰어듭니다마침내 딸의 병을 고치게 되고, 딸은 비록 목발은 짚고 다니지만 어여쁜 틴에이저로 성장합니다하지만 어느 날 딸이 친구들과 글렌 밀러의 재즈에 빠져 있는 것을 보게 되었고, 딸의 친구들이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몰라줄 뿐 아니라 놀리는 것을 듣게 되자, 그동안 잠재워놓았던 뮤지션으로서의 본능이 니콜스를 엄습합니다마침내 니콜스는 떨리는 손으로 트럼펫을 연습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훌륭한 뮤지션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당대 최고의 재즈 왕 루이 암스트롱의 연주장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니콜스를 알아본 암스트롱이 환영의 연주를 합니다. 그리고 목발을 짚고 있던 도로시가 연주하는 아빠의 등을 툭 치며 춤을 제안합니다. 물론 그때는 목발을 짚지 않아도 될만큼 건강을 회복하게 됩니다. 그리고 암스트롱의 연주하에 부녀가 멋진 춤을 추는 가운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 <사랑의 종이 울릴 때>에서 보여주는 니콜스는 음악가로서는 천재이지만, 사랑하는 딸 앞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는 뜨거운 부성애를 가진 연기 앞에서, 영화가 끝나고 모든 분들이 박수를 치게 만듭니다모처럼 머리 속 찌꺼기를 깨끗히 닦아내고 싶은 분들에게 기꺼이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한때 방송에서 코메디도 한 모양인데, 그런면에서 연주가 가능한 코메디언 다니케이가 그 역활을 맡은 것은 적격이라 할수 있습니다. 다니케이하면 루이 암스트롱이 따라다니는데 이 영화에서도 같이 나온다.

 

이때의 음악들은 광범위한 하모니와 균형 잡힌 앙상블을 사용하여 재즈 이론과 연주 모든 부분에서 가장 진보적인 재즈 역사를 새로이 열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오죽하면 영화 속에서 루이 암스트롱이 자신의 음악적 영감을 가장 잘 살려주는 밴드라고 칭송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대니 카예, Danny Kaye,1911~1982) 주인공 레드 니콜스역을 연기한 배우 대니 카예는 전 미국인을 홀릭 시켰던 전설의 코메디언이었습니다연기면 연기, 춤이면 춤그리고 심지어 그는 100인조 뉴욕 필 하모닉을 이끌고 베토벤의 운명을 놀라울 정도의 흡입력으로 지휘하기도 했습니다아래 영상에서 그의 재능을 조금이라도 확인해보실 수 있겠지만 일단 목소리가 무척 소프트 합니다. 빙 크로스비와 <화이트 크리스마스>에서 들려준 그의 화음은 오늘 날의 빙 크로스비가 있게 해준 결정타였죠무엇보다 어학에도 굉장한 재능이 있어 이 영화 'The Five Pennies'의 독일어 개봉판과 이탈리아 개봉판의 더빙을 직접 맡았다고 합니다하나님께서 한 인간에게 이토록 많은 재능을 허락할 수 있었는지 신기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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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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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킹(감독), 그레고리 펙(짐 더글라스), 조안 콜린스(조세파 벨라르데) 주연이다.

NBR 조연남우상(알버트 살미) 수상.

 

   자그마한 마을 리오 아리바에 낯선 남자가 들어선다. 마을에선 내일이면 은행강도를 하다 잡힌 네 명의 범죄자에 대한 교수형이 집행되는데, 마을로서는 최초의 교수형인지라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낯선 남자 짐 더글라스(Gregory Peck)는 대체 이 마을에 왜 온 것일까짐 더글라스는 6개월전, 집을 비운 사이 4명의 악당들이 침입, 아내를 강간살해하였고, 비통을 금할 수 없었던 더글라스는 아내의 원수를 갚기 위해 6개월간 뒤쫓아 왔지만 미처 잡지 못하다가, 교수형에 처해질 알폰소 패럴(Lee Van Cleef), 에드 테일러(Albert Salmi), 빌 재커리(Stephen Boyd), 루한(Henry Silva) 4명의 은행강도범들이 아내를 죽인 진범들로 확신을 하고 형 집행전에 이들과 대면해보고 또한 그들이 교수형으로 죽는 모습을 직접 확인코저 온 것이다.

   더글라스는 보안관 산체스(Herbert Rudley)의 사무실에 머물고 있었다. 보안관이 직권으로 짐 더글라스를 감옥에 들어가게 해주자, 더글라스는 그들에게 아내에게 지은 죄를 추궁하였고, 그들은 이전에 그녀를 본 적도 없다고 범행 일체를 부정했지만, 더글라스는 그들의 말을 일체 믿을 수가 없었다마을에서 더글라스는 조세파 벨라르데(Joan Collins)를 만난다. 그녀와는 5년전 뉴올리언즈에서 사귀었던 사이인데, 조세파는 아버지가 죽은 후 줄곧 아버지의 목장을 관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더글라스는 자신에게 헬렌(Maria Garcia Fletcher)이라는 딸이 있음을 알려준다. 그외, 마을 주민들로는 사업가인 거스 스타인메츠(George Voskovec)와 그의 딸 엠마(Kathleen Gallant), 그리고 그녀의 애인인 톰(Barry Coe) 등이 있었다. 교수형집행관 심스(Joe DeRita)가 도착했다. 이 마을은 이전에 단 한번도 교수형 집행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이웃 마을에서 소위 경력자를 모셔온 것이었다. 그런데 이 자가 은행강도들과 한패 였으니, 사형집행일을 주말인 예배보는날로 지연시켜놓고, 보안관과 함께 들어간 감옥에서 보안관을 등 뒤에서 칼로 찌른다. 산체스 보안관은 등을 돌리며 쏜살같이 총을 쏴 심스를 죽이지만, 4명의 은행강도들은 산체스 보안관를 질식시켜 놓고 감옥을 탈출한다. 그리고 우연히 길을 지나던 엠마를 납치해 인질로 데려 간다부상당한 보안관은 교회 예배를 중단시키고 사형수들이 탈출했다고 마을 사람들에게 알린다. 이에 주민들은 우왕좌왕하면서도 짐 더글라스가 추격대를 이끌도록 지지해 주지만, 더글라스는 서두르지 않고 다음날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한다. 어제 탈주범들은 산 길에 패럴을 남겨 추격대를 다른 방향으로 유인할 참이었는데, 밤을 꼬박 새는 바람에 지쳐버린 패럴은 싱겁게 더글라스에게 붙들리고 만다.

   더글라스는 그의 시계주머니에 새겨진 아내의 사진을 패럴에게 보여주며 추궁을 하자, 패럴은 결코 그녀를 본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지만 더글라스는 그를 쏴서 죽인다. 더글라스는 또 다른 길에서 에드 테일러를 붙잡고, 손과 발을 올가미 밧줄로 묶어 나무에 거꾸로 매달아 죽게 한다나머지 탈주범 둘은 광부이자 짐 더글라스의 이웃인 존 버틀러(Gene Evans)의 집에 도착한다. 재커리는 버틀러를 죽이고 루한은 동전자루를 훔치는데, 재커리가 엠마를 범하려 할때 멀리서 사람들이 온다고 루한이 소리치자, 재커리는 급히 엠마를 강간하고 도망친다조세파와 더글라스는 버틀러의 시신이 있는 반대방향에서 버틀러의 집에 도착하여 부상당한 엠마를 구한후, 말들을 리프레쉬하기 위해서 자신의 목장으로 간다. 더글라스가 자신의 집에 도착했을때, 탈옥범들이 자신의 말을 훔쳐 달아난 사실을 알게 된다. 조세파와 그의 딸을 집에 남겨 두고, 더글라스는 다시 추격대를 이끌고 출발하지만, 멕시코 국경에 다달았을때 다른 대원은 국경을 넘으려 하지 않자 더글라스 홀로 국경을 넘어 간다그는 술집에서 재커리를 발견하고 그의 아내 사진을 보여준다. 재커리는 본 적도 없는 여자라고 말하며 자기방어를 위해 총을 꺼내지만 더글라스가 먼저 그를 쏘아 죽인다. 더글라스가 뒤쫓아 잡아 죽인 탈주범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은 그의 아내를 본 적도 없다고 말하는데, 분노에 찬 더글라스는 그들의 말을 믿지 않고 그저 악당들을 응징했을 뿐이다.

   4명 중 3명을 죽이고 이제 마지막 남은 건 인디언 루한이었다. 더글라스는 루한을 발견하고 그를 따라가는데 그의 집에는 아내와 아픈 아들이 있었다. 물을 뜨고 있는 루한을 겨눌때, 자기 남편에게 해를 입히려한다고 판단한 그의 아내(Alicia del Lago)가 항아리로 더글라스를 때려 눕힌다더글라스가 의식을 되찾았을때, 자신의 총은 이미 루한이 가지고 있었다. 총을 빼앗기고도 더글라스는 아내 사진을 보여주며 루한에게도 똑 같은 질문을 하고, 루한 역시 똑 같은 대답을 한다. 이어 더글라스는 왜 자신의 말 하나를 훔쳐갔는지를 묻자, 루한은 옆에 있는 돈자루를 가르키며 그 이웃집에서 죽인 남자로부터 습득한 돈자루를 싣기 위해서 였다고 대답을 한다.

더글라스는 그제서야 아내를 죽인 진범이 이웃이자 친구였던 버틀러 였음을 깨닫게 된다. 그 돈자루는 더글라스 가족의 희망과 생명을 담은 소중한 재산이었으나, 이것을 탐하고 아내를 탐한 이웃에게 빼앗기고 짓밟힌 후, 애초부터 사악했던 친구의 거짓된 말만 믿고 복수심을 불태우면서 4명의 강도떼를 추적해왔던 것이다.

 

   더글라스는 아내의 죽음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을 추적해 왔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그들을 아주 냉혈하게 살해해 왔다. 그들은 어차피 교수형 당했어야할 악당들이니 그저 죽여도 된다지만 더글라스는 결코 정의를 위해 이들을 죽인 것이 아니라, 이들이 저지르지도 않은 행동에 대한 복수로서 그들을 죽인 것이다. 복수와 정의에 대한 그의 신념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자기 역시 엄연한 살인자라는 죄의식에 괴로워 한다더글라스는 교수형이 행해졌어야 할 마을 리오 아리바로 돌아가서 그 곳 교회에서 목사(Andrew Duggan)에게 자신의 그릇된 행동에 대한 용서를 구한다. “저는 세 남자를 죽였습니다. 정의를 위해 그들을 죽인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여기서 한 짓 때문에 그들을 죽인 것도 아닙니다. 전 오로지 복수를 위해 그들을 죽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이 결코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복수였습니다. 저는 스스로 심판하고 집행자가 되려고 했습니다. 그들은 결백하다고 맹세했습니다. 그들 중 한명은.. 살려달라고 무릎 꿇고 애원했으나, 그걸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목사는 여기 사람들은 당신이 정의를 실천한 것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당신이 한 일 덕분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이미 신망을 얻었습니다. 제게 모두 털어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당신이 한 것을 제가 용서한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적어도 당신은 세상의 많은 사람들처럼 말로만 용서를 구하진 않았습니다. 그 사람들은 나빴고, 죽었습니다. 당신은 적법한 절차로 그것을 이행했습니다.” 더글라스는 저도 알아요 목사님, 하지만 그건 도움이 안 되는군요” 조세파는 더글라스의 딸과 함께 도착했고, 셋이 함께 교회를 나설 때 보안관과 마을 사람들은 더글라스의 괴로운 고민을 알지 못하는 듯, 더글라스가 벌인 복수의 성공을 축하해주고, 새로 이룰 가정의 앞 날의 행복을 응원해준다.

[출처] <The Bravados>(브라바도스)(1958)| 작성자 알찬리버풀

 

감상후기 : 분명 서부활극의 한 종류인데, 그렇고 그런 결말을 기대하기 쉬웠는데, 끝까지 박진감 넘치는 내용이었다. 감상하는 사람들은 시종 연출자의 농간(?)에 놀아난 셈이다. 주인공 더글라스가 아내의 원수를 갚아가는 내용으로 전개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지막 인디언 루한과 그의 아내와 딸을 만나면서 진실을 발견한다. 그들의 선한 눈빛에서 자신이 얼마나 끔찍한 잘못을 저질렀는지 말이다. 신앙심이 없던 모습으로 출발했던 더그라스는 교회를 찾아가서 신부앞에 죄를 고백한다. 신부는 그가 정의를 실천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평화를 찾아 주었다고 말하며 하나님의 용서는 하나님이 하실 것이라고 말한다. 오랫만에 서부활극에서 아름다운 인간미를 그리고 삶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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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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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 영화는 <피서지에서 생긴 일/ A Summer Place> 인데,

영화 주제가가 유명했던 모양이다. 감상 후기를 남긴 이들이 대부분 영화음악을 영화보다 먼저 들었다고 한다.

극장 문지기에게 물었다. 피서지에서 뭐가 생겼대요? 글쎄요. 그건 나도 모르겠는걸요? 

 

1959년 제작된 미국영화로, 델머 데이브스(Delmer Daves)가 제작과 감독을 맡고, 트로이 도나휴(Troy Donahue)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이다. 그 외에 산드라 디(Sandra Dee), 리처드 이건(Richard Egan), 도로시 맥과이어(Dorothy Mc), 아서 케네디(Arthur Kennedy) 등이 출연하였다. 상영시간은 130분이고, 각본은 델마 데이브스와 슬로언 윌슨(Sloan Wilson)이 썼다.

 

줄거리는 자수성가한 백만장자 켄 조겐슨은 아내, 10대 딸 몰리와 함께 대서양에 접한 메인 해변가의 휴양지 파인섬으로 휴가를 간다. 그곳은 조겐슨의 젊은 시절의 꿈과 아픔이 모두 새겨진 곳이다. 그는 그곳에서 조겐슨은 휴양지 파인섬으로 놀러오는 부자들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고용된 인명구조원이었다. 허름한 작고 초라한 헛간에서 살면서 지냈었다. 그는 자신의 젊은 시절 연인이었던 실비아를 가슴에 품었지만, 처지가 처지인지라 청혼도 못해보고, 그곳을 떠나야 했다.다그는 사랑하는 실비아가 휴양지 주인의 아들 바트 헌터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자, 단 일주일만에 도로시를 만나 사랑없는 결혼을 한다. 그런 그가 백만장자가 되어 옛 연인의 망한 별장으로 손님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바트는 부자집 아들로 길들여져서 그런지, 비가 새는 지붕도 고칠 수가 없는 주정뱅이로 살아가고 있었다.

 

문제는 손님 자격으로 돌아왔는데, 조겐슨의 마음 속에는 실비아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고, 실비아의 아들인 조니와 자신의 딸 몰리가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사랑 없는 결혼을 했던 부모 세대의 사랑과 다음 세대의 사랑을 함께 절절하게 그려내어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당 시대를 대표하는 청춘영화의 대명사가 되었다. 결국 조겐슨과 실비아 두 사람은 각각 자신의 배우자들과 이혼을 하고 재혼을 결행한다. 그 이혼과 재혼 조건은, 아들은 바트가 몰리는 도로시가 양육하는 조건으로 멀리 떼어놓는 것이었다. 몰리 역의 산드라 디와 무명배우였던 조니역의 필 도나휴는 이후 1960년대 청춘의 상징처럼 여겨졌으며, 이후 속편이 제작되었다. 한국에서는 1960년과 1972년 정식 수입되었고 그 중간에도 여러 번 상영되었다.

 

감상후기 : 1959년에 제작한 영화라는 시대적 배경을 염두에 둘 때, 2019년인 지금에서 볼 때도 그 배경은 대단히 문명화 되어 있었다. 한 어린 소녀가 훌라호프를 허리에서 돌리는 놀이도 나오는 장면이 그렇다. 그런데 혼전 임신에 대한 불안의식은 대단해서, 몰리가 새벽에 집에 들어서자, 도로시는 의사를 미리 대기시켜두었다가 성관계 여부를 조사하는 장면이 두 차례나 나온다. 그러나 불행한 결혼 생활하다가 새로운 삶을 시작한 조겐슨가 실비아는 그 자녀들의 사랑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그리고 마침내 결혼에 이른다. 예나 제나 한번 붙어버린 사랑의 불씨는 누구도 끌 수 없게 되고, 해피앤딩으로 막을 내린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젊은이들의 첫사랑이 보기 좋았다. 흥미로운 것은 재혼하는 부모들은 교회에서 목사의 집례로 결혼식을 올리지만, 두 젊은이는 밤 늦게 판사를 찾아가서 주례를 부탁한다는 점이다. 재혼의 떳떳함을, 그러나 부모의 허락을 받아내지 못한 젊은이들은 판사의 주례를 받는다는 점이 이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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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제작, 게리 쿠퍼(톰 분)와 마를렌 디트리히(메를린 분)의 주연 영화로, 사기꾼의 정수를 감상하는 흥미 진진한 영화였다. 


톰은 미국 공업도시 디트리이트 출신 자동차 기술자로 프랑스 자동차 회사에 고용되어 있다. 그는 휴가도 없이 중노동을 하고 있다 생각하고 사장에게 휴가를 내주지 않으면 그만두겠다는 등 으름장을 놓는 연습을 하고 사장을 만나는데, 놀랍게도 사장은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 본 것처럼 2주간의 휴가를 줄 뿐 아니라 자동차 한대를 선전용으로 사용하도록 허락한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그려오던 스페인 여행에 나선다. 한편 파리 시내의 가장 고급 보석상에는 한 귀부인이 등장해서 목걸이를 보자고 한다. 점원은 목걸이에 대해서 장황스럽게 너스레를 떤다. 가격대를 묻자 낮은 것에서 200만 프랑까지 있다고 한다. 그러자 귀부인으로 등장한 메를린은 자신은 최고급을 찾고 있다고 하자, 점원은 사장 듀발에게 소개시켜 주겠다고 사장실로 안내한다. 사장은 귀한 고객을 놓치지 않으려고 진주 목걸이를 소개하는데, 최근에 5년에 걸쳐 제작한 최고급 진주 목걸이라며 220만 프랑의 목걸이가 있다며 껴내서 설명을 한다. 그러자 메를린은 자신은 원하는 물건을 만나면 흥정하지 않는다면서 그 목걸이를 자신의 남편이 정신과 의사 포게라면서 남편이 일하는 사무실로 배달해 줄 것을 요청한다. 그러면서 반드시 청구서를 가져올 것과 그날 바로 현금으로 지불할 것이라고 말하고 사라진다. 그런 다음 날 메를린은 정신과 의사 포케를 찾아가 자신의 남편이 보석상을 운영하는 듀발이라는 것과 요즘 헷갈리는 행동을 한다면서, 가끔은 낯선 사람에게 청구서를 제시하며 돈을 달라는 등의 기행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의사 포케는 한번 남편을 데려오라고 한다. 드디어 약속한 날짜에 보석상 듀발은 목걸이를 가지고 포케의 사무실로 가는데, 사무실 앞에는 메를린이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맞으며, 물건을 보여달라고 한다. 그래서 그물건을 목에 걸고 보석상 듀발에게 의사 포케를 소개해 줄 것처럼 문을 열고 다가선다. 이미 의사는 자신의 환자가 온 줄로 알고 대한다. 정말 들어서가기 무섭게 청구서를 내민다. 그래서 의사는 담담하게 청구서를 한쪽으로 놓고 평소 환자를 대하듯 이것 저것을 묻는다. 그 때 메를린은 두 분 남자들이 잘 이야기해 보라며 도망친다. 그렇게 해서 두 남자는 사기를 당한 줄 알고 경찰에 수배를 요청한다. 


스페인으로 가는 길, 톰은 가슴에 바람이 잔뜩 들어 2주간의 휴가를 즐기려고 휘파람을 불고 차를 몰고 간다. 그런가하면 메를린은 이 엄청난 진주목걸이를 처분하기 위해서 스페인으로 줄행랑을 친다. 그러다 두 사람은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는 톰 옆으로 흙탕물을 튀기며 메를린이 지나가고, 톰은 뒤늦게 이를 뒤따른다. 그러다 두 차례나 메를린의 차가 말썽을 피운다. 한번은 경적이 멎지 않아서고, 다른 한번은 고칠 수 없는 고장으로 차를 그곳에 두고 톰의 차를 신세지게 되었다. 그러다 스페인 월경 수속을 하다가 메를린은 진주목걸이를 톰의 자켓 주머니에 슬쩍 넣고 다행이 입국하게 되었는데, 그것을 다시 돌려받기까지는 같은 호텔 신세를 져야 했다. 그래서 스페인에서는 본격적으로 백작부인 행세를 하는 메를린에게는 또다른 두 명의 공범자가 있는데, 모두다 감옥에서 만난 사기꾼 일당이다. 그들은 그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데, 톰과 메를린 사이가 심상치 않다. 그리고 메를린이 사랑에 빠지게 된다. 모든 진주 목걸이에서 얻게 될 이득을 다 포기하겠다는 마음까지 든다. 


그리고 진주목걸이는 다른 사기꾼 일당에게 넘어가지만, 곧 바로 톰에게로 건네지고, 두 사람은 자신들의 모든 과거가 다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약속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다시 파리로 돌아와서 진주 목걸이를 보석상에게 반납하고, 의사에게도 사과를 한다. 이 영화는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큰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생각했다. 어느 누구나 허물 없는 인생은 없다. 그러나 그 많은 허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은 사랑의 힘이라고 말이다. 물론 살다보면 사랑이 엷어질 수도 있고, 잘못된 만남이라는 후회도 생길 수 있겠지만 말이다. 이른바 콩깎지가 끼지 않는다면, 어떻게 어리석고 허물투성이인 인간이 부부가 되고, 자식을 낳고 가정을 이룰 수 있을까? 사랑은 위대한 힘이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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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에 제작된 영화로 로버트 역에 윌리엄 홀덴이, 수지 역에 낸시 콴이 주연을 맡았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아시아 권에서 비교적 잘 살고 있다는 홍콩 역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한 시절일 때를 배경으로, 한 영국인 신사 로버트가 자신의 버킷 리스트의 하나인 화가로써 1년을 살겠다는 생각으로 홍콩을 찾는다. 그런데 페리호를 타고 입국하면서 자신이 주머니 안쪽에 넣고 다니는 작은 스케치북을 꺼내, 한 노인을 스케치 한 후, 이어서 인상적인 한 동양인 여성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여성이 다가와 자신을 그리지 말라고 한다. 그러마 하고 기분이 상했는데, 그녀가 혼자 바다를 내다보고 있는 난간으로 찾아가 그림에 대한 자신의 얘기를 꺼낸다. 그러자 수지라고 부르는 이 여인이 자신은 부자 아버지를 가진 사람으로 운전수가 딸린 리무진을 보내서 자신을 마중 나와 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그런데 그것은 허풍이었다. 마중 나온 차는 물론 손 수레 조차 타지도 않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로버트는 홍콩의 빈민가에 위치한 호텔을 찾아간다. 다행히 허름하지만 값이 싼 호텔을 정한다. 테라스와 옥상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다. 지하에는 바가 있는데 사람들이 술도 마시고 춤도 추는 곳으로, 여자는 반드시 남자가 데리고 와야 들어올 수 있는 곳이다. 로버트가 바에 들어가려고 하자 한 여자가 자신을 데리고 가 달라고 한다. 로버트가 바에 갔을 때, 이미 그곳 무희들은 이 호텔에 1달이나 묶게 된 로버트를 다 알고 있었다. 누구도 그렇게 오래 비싼 돈을 내고 머물 수 있는 시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바에서 수지를 만난 것이다. 그녀는 그곳에서 꽤 유명한 무희로, 미군이나 그곳을 찾는 남자들이면 누구나 상대해 주는 그런 여자였다. 로버트는 그곳에서도 다시 스케치를 한다.


결국 로버트는 수지를 모델로 고용하게 되고, 낮에만 정해진 시간에 와서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데, 며칠 째 되는 날, 수지가 누드화를 그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로버트는 자신은 절대 그런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못을 박는다. 그렇게 해서 다양한 수지의 그림이 탄생한다. 그러는 과정에 수지의 모습이 하나 둘 벗겨지기 시작한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벌어진다. 그 중에는 한 중년 영국인이 수지를 유혹하기 위해서 자신의 아내와 이혼을 결심했다며 접근한다. 그래서 수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안다. 그런데 그 영국인이 거짓으로 꾸민 유혹임을 알게 되자, 자신의 방으로 수지를 찾아온 그에게 주먹으로 한방에 날리며 허튼 수작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리고 로버트가 편의를 위해서 추천서를 영국 은행장에게서 받아오는데, 그것을 알게 된 수지가 로버트가 없는 틈을 타서 로버트의 호텔방으로 친구들을 불러모아 먹고 마시고 즐기며, 그 추천장의 봉투를 열어 제목 "제위께"를 읽어주며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친구들에게 보여준다. 나중에 밝혀지지만 수지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공부를 해 본일이 없었다. 그러니 글자는 한 자도 읽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자신의 컴플렉스를 감추기 위해서 극단적인 거짓말로 위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홍콩에서 가장 어려운 빈민촌에 자신의 아들을 유모의 손에서 키우고 있음을 알게 된다. 미혼모로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거짓과 허상으로 가득찬 수지를 로버트는 사랑하게 된다. 물론 수지는 수 차례에 걸쳐 로버트의 마음을 사려고 떠본다. 질투심을 유발하기 위해서 도에 넘치게 다른 남자들 품에 안기기도 하고 모델을 설 때에도 자신의 남자 경력을 과장되게 알린다. 로버트는 한 여인의 기구한 삶에 대해서 동정하는 마음이 일어나면서, 그 내면의 순수함을 발견한다. 거짓으로 포장하는 모습이며 글 한줄 읽을 수 없는 처지에서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 모습이 오히려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었다. 로버트는 은행장의 딸이 접근해 왔지만,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그림을 팔아주는 수고도 해 주었지만, 그녀보다는 오히려 가난뱅이 수지를 더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결혼하게 된다. 그 어린 아들과 함께 말이다. 


참으로 묘한 일이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참된 사랑이란 어떤 것일까? 나는 이 영화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찾을 수가 있었다. 어쩌면 우리들이 수지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지 모른다. 세파에 찌들릴대로 찌들린 사람들, 그리고 죽음의 골짜기를 수도 없이 지나가고 있는 사람들. 그들에게는 눈앞에 전개되는 삶이 전부일 수 있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겉 모습일 뿐이다. 그들에게도 참된 속 모습이 있었다. 사람답게 살고 싶은 것이다. 글도 읽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으며, 어린 자식이 배불리 젖을 먹고 편히 잠잘 수 있기를 바라는 소박한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는 말이다. 주님은 이런 사람들을 지금도 지켜보고 계신다. 그리고 그들을 사랑으로 껴안아 주고 싶어 하신다. 나는 영화를 보는 동안 처음에는 뭐 이런 영화가 있어 하다가, 로버트의 세상을 보는 따뜻한 눈에서 우리 주님을 바라볼 수 있었다. 허물 투성이이며, 약점 밖에 보이지 않는 수지에게서 그녀의 깨끗하고 맑은 소망이 내재되어 있음을 바라본 것이다. 언제나 겉 모양에만 주목하는 속물근성인 나와 주변 사람들이 부끄럽게 생각되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수지보다 더 나은 게 뭐가 있을까? 주님은 이런 우리를 사랑으로 받아주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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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월든에는 미국 전역에서 몰려온 소년 소녀들로 가득하다. 

그곳에 보스턴에서 온 셰렌과 캘리포니아에서 온 수지도 있었다. 캠프의 책임자는 주말에 소년들이 

있는 이웃 캠프와 파티를 열겠다며 방청소를 깨끗이 할 것을 부탁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수지의 룸메이트들이 셰렌의 룸메이트들과 말다툼이 일어나고

급기야 몸싸움으로 번지는데 셰렌과 수지가 가장 격렬하게 뒹군다. 

결국 두 사람은 캠프 기간 내내 두 사람만이 함께 쓰는 벌을 받게 된다.


그들은 룸메이트가 되어서 서로를 알아간다. 셰렌은 엄마와 외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고, 

수지는 아버지와 충성스러운 집사 내외와 함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러면서 두 소녀들 모두 자신들의 부모의 이혼에 대한 이야기는 함구하는 분위기 속에 자란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일 등을 이야기 하는 가운데 그들이 어린 시절 이혼해서 살게 된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들이 쌍둥이 자매인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서로의 가정에 대해서 궁금해 하고 정보를 교환한다. 

1살때 부모가 쌍둥이 하나씩을 데리고 헤어졌는데 15년이 흘러간 것이다.

그러나 두 부모는 재혼하지 않고 지내고 있는 것이 서로에 대한 사랑이 남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두 소녀는 자신들이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두 아이들이 장소를 바꿔서 살아보자고 한다. 

물론 서로에게 세세한 정보를 다 알려주면서 말이다. 


캠프가 끝나고 두 아이는 각기 서로 다른 집으로 돌아간다.

셰렌은 긴 머리를 자르고 수지 행세를 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날아간다.

그리고 농장에 자신이 타는 말이 있다는 것이며 집사 부부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접근하지만

왠지 낯선 구석이 하나 둘 생겨난다. 

그런데 문제는 아버지에게 약혼자가 생긴 것이다. 

그들은 수지의 아버지가 잘 생긴데다가 돈이 많은 주인인 것을 알고 돈을 노린 사기꾼들이었다.

그래서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수지를 회유하려고 한다. 

그러나 15년 만에 만난 아버지를 눈앞에서 잃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새벽 녘에 보스턴의 셰렌에게 전화를 걸어 비상사태를 알린다. 

그리고 결론은 최대한 방해공작을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셰렌과 어머니가 수지가 있는 켈리포니아로 날아오라는 것이었다.


한편 보스턴의 셰렌 역시 얼굴은 똑 같지만 어색한 구석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런데다가 셰렌은 어머니가 왜 이혼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궁금해 한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숙녀가 되면 자신의 출생과 부모에 대해서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엄마를 당황시킨다. 

그리고 마침내 두 소녀가 깊은 밤에 전화하는 것을 보스턴의 외할아버지가 먼저 알게 된다.

그래서 셰렌은 할아버지와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자신들의 계획에 동참시킨다.

그리고 캘리포니아의 집사 부인도 수지의 계획을 알게 되고 동참한다. 

흥미로운 것은 그 집사 부인은 내용을 하나 둘 흘리면서도 입이 무거워서 뒷담은 안 하는 사람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것이다. 


마침내 보스턴의 셰렌과 엄마는 짐을 싸서 수지가 사는 집으로 온다. 

그리고 그들 소녀가 쌍둥이로 서로 만나게 된 사연을 아빠가 듣고 감격한다. 

두 소녀는 아빠와 약혼녀와 함께 캠핑에 나서는데 사사건건 방해 공작을 한다.

도마뱀을 물통 옆에 두어 놀래킨다던지, 

새끼 곰이 다가오도록 꿀물을 약혼녀의 텐트 안으로 부어 이끌게 해서 놀래키는 등이다.

만정이 떨어진 약혼녀는 그 일로 가망없음을 깨닫고 떨어져 나간다.

그리고 두 소녀는 부모를 위한 음악회를 열어준다. 

하나는 피아노를 치고 다른 하나는 키타를 치면서 말이다. 

마침내 부부는 서로의 약점을 고백하고 하나가 되기로 결심한다. 

해피 앤딩인 셈이다. 


자식을 하나씩 나누어 갖는 이혼 방법도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면서도 극복해 나가려는 아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눈물겹기까지 하였다. 


1961년 작품치고는 이혼 문제가 심각한 미국 사회 현실을 오늘 우리가 따라하고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한 생각을 금할 수 없었다. 

사족으로 아빠가 결혼하려고 주례할 목사님을 모시고 오는 장면이 있는데,  

두 소녀의 노력을 보고 주례를 포기하는 발언을 하는 것이다. 

줄서기를 제대로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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