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098(2020. 10. 22. 목요일).

시편 시 108:5-7.

찬송 14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김미정 씨에게김미정 씨의 편지 잘 읽었습니다. 미정 씨는 자신의 편지가 그리 반갑지는 않을 편지였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건 사실과 다릅니다. 미정 씨의 편지 아주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었고, 그래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미 불합격이 결정된 마당에 포기하지 않고, 다음 기회를 위해서 그런 편지를 보낼 수 있는 사람, 거의 드물겠지요. 지금까지 합격시켜 주어서 감사하다는 편지, 앞으로 열심히 일하겠다는 편지는 받아본 적이 있지만, 미정 씨처럼 불합격한 사람이 다시 한 번 자신의 장단점을 솔직하게 밝힌 다음, 다시에 또 한 번의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솔직히 면접 때 본 미정 씨에 대한 인상과 편지속의 미정 씨의 인상이 너무도 크게 차이가 나서, 과연 사람을 한번 그것도 잠깐 동안의 만남으로, 합격 불합격으로 나누는 것이 합당한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을 정도였지요. 면접관 입장에서 본 미정 씨는 작은 목소리로 자신감 없이 대답해서, 많이 답답하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미정 씨의 편지를 읽고 보니, 아마 말을 더듬는 버릇이 나올까봐 너무 신경을 쓰고 있어서, 그런 모습을 보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편지 속의 미정 씨는 자신의 단점을 잘 파악하는 그만큼 장점도 잘 파악하고 있었고, 그에 대한 자신감도 넘치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첨부 파일로 보내준 미정 씨가 작업한 결과물과, 그에 대한 교수님의 좋은 평가도 찬찬히 잘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내년 봄에 또 한 번의 소규모 사원 채용 계획이 있을 예정입니다. 그 때를 위해 미정 씨의 편지와 첨부파일들 잘 보관해 놓겠습니다. 저도 용기 있는 편지를 보내 준 것에 대해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81023일 방송> b.

 

2. 빌라도 앞에 서신 예수(28-38)”을 읽었습니다. 베트남 선교 중 마을 공터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거기에서 소위 인민재판이 열리고 있었는데 자기가 사는 마을이라 했습니다. 피고인은 이런 식으로 스스로를 포기하고 싶도록 심신이 피폐해진 다음에, 어떤 희망도 기대할 수 없는 때가 돼서야 정식재판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안나스의 사전(事前) 재판에 이어 산헤드린 의회 앞에서의 종교 재판을 거친 후, 종교 재판에서는 사형 판결이 안 되기에 정치 재판에 회부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빌라도 총독에 의한 재판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 여부를 묻는 산헤드린의 재판과는 달리, 빌라도의 재판은 민중 봉기를 선동했느냐 등의 정치적인 문제를 취급 했을 것인데, 사형 판결과는 무관한 종교 문제임을 알고 있는 빌라도는 죄가 없다는 판결을 내립니다. 그러나 당시 빌라도와 앙숙 관계였던 유대 지도자들이 빌라도에게 유화적 시선을 보이자, 결국 그들의 뜻에 따라 정치범이었던 바라바와 맞바꾸는 정치적 판결, 사형언도를 내리게 된 것입니다.

   인류 역사에 가장 억울한 두 사람을 꼽으라면 가룟인 유다와 빌라도 총독일 것입니다. 유다는 배신자의 아이콘이 되었고, 빌라도 때문에 예수님이 죽게 되었다고 매도하는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든 크리스천이 주일마다 고백하는 <사도 신경> 처럼, 진실은 빌라도의 판결로 주님이 십자가에 죽으신 것이 아닙니다. 이는 형식논리에 불과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가룟인 유다건 빌라도건 아니면 가야바건 간에, 그들은 모두 하나님의 구속 역사에 등장하는 조연들에 불과하다는 말입니다. 진짜 가해자는 우리들 모든 인생이라는 말입니다. 가인 이래 모든 인생은 죄와 죽음 아래 살고 있었고, 그것이 주님을 십자가에 달리게 한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말입니다. 가룟인 유다나 빌라도 그리고 안나스와 가야바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던 조연자들에 불과했을 뿐입니다. 이로써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건이 얼마나 잔인하고 어리석은 범죄이었는지를 모든 사람이 깨우쳐야 합니다. 그러니 주님이 십자가에 못박게 한 것은 바로 우리였던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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