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560(2024. 10. 23. 수요일).

시편 89:14-18.

찬송 37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인도인의 스승 간디는 가슴 깊은 곳의 순수한 소망은 언제나 이루어지는 법이다.”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간디의 말을 이렇게 바꿀 수도 있습니다. “캄캄한 밤길을 걷는 사람은 자신의 간절한 소망을 새롭게 길어 올리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고 말입니다. 너무 힘들다고,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있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일목요연해 지는 시간을 가질 테니 말입니다.

 

2. “바울이 로마로 압송되다(9-26)”을 읽었습니다. 로마 황제의 재판을 청구한 바울은 어쩌면 유대인의 위협을 피할 수 있는 탈출구로써 그런 청구를 했을지 모르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따로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세계의 중심인 로마에 복음의 깃발을 꽂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 말입니다. 물론 이런 하나님의 뜻을 깨닫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자신의 삶의 의미를 곱씹어보는 사람들이 흔히 내뱉는 자조 섞인 말 중에 들어 있는 하나님의 계획 말입니다. 젊은 날의 치기쯤으로 치부할 결혼 상대의 선택이나, 너무도 엉뚱했던 인생의 꿈들이 먼 장래를 내다볼 수 없었으나, 그 속에는 하나님의 깊은 뜻이 담겨있었다고 말입니다. 바울은 로마 황제의 재판을 받고자 로마 군대 백부장 율리오의 책임 하에 로마로 호송되었습니다. 그런데 지중해 연안을 정복한 로마의 힘은 일반 상선의 도움을 받아야 했고, 도중에 배를 갈아타야 하는 열악함을 피할 수 없었다 전하고 있습니다. 알렉산드리아 배에 오른 죄수들과 로마 병사들은 긴 항해에 대해서 여러 가지 다른 생각들을 품고 있었을 것이나, 바울은 힘든 항해가 될 것을 백부장에게 알렸으나, 백부장은 항해의 전문가인 선장과 선주의 말을 더 신뢰했다 전합니다. 아마도 이것이 공정과 상식이라 말할 것입니다. 겨울의 찬바람은 파도를 일으켜 알렉산드리아 배는 바울의 의견과는 다르게 뵈닉스에서 겨울을 지내려고 하는 의견을 따라 닻을 감아올려 그레데 해변을 끼고 돌아가는데, 난데없이 유라구로라는 광풍을 만나게 되었다 합니다. 그 뜻은 <동풍>을 가리키는 유로스/ευρος<북풍>을 가리키는 아킬로/ακυλος라는 두 단어가 결합해서 이루어진 말입니다. 지중해 성 태풍으로 매우 위험한 돌풍이었습니다. 결국 배를 운항할 수 없게 되자, 선적한 화물들을 바다에 버리고, 사흘째 되던 날에는 배의 기구들까지 바다에 버리는 최후의 수단을 택한 것이었습니다. 바울은 그레데에 머물기를 조언했으나, 선장과 선주는 남풍이 부는 것을 보고 내리려던 닻을 감아올린 것이 화근이 된 것입니다.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에 두려워 떨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바울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두려워 말라, 안심하라. 하나님의 사자가 어제 밤에 내게 말씀하시기를 황제 가이사 앞에 나를 재판받게 하시겠다고 하셨다고 말입니다. 이런 하나님을 나는 믿는다 하고 덧붙었습니다. 어리석고 어리석은 것이 인간입니다. 까닭은 코앞에서 벌어지는 유라굴로에 정신을 잃어버리고 태풍 너머에 계시는 하나님의 보호의 손길을 바라보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세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눈치조차 채지 못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지 못하는 신앙 없음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신앙이 빛나는 순간입니다. 그것은 칠흑 같은 어둠이야말로, 하나님을 바라보기에 가장 좋은 기회가 된다고 말입니다. 도서관 문이 닫히는 시간에 몇 사람의 학생들이 백양로를 걸어 나올 때 올려다 본 하늘은 별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 때 제 가슴을 온통 채우고 있던 걱정과 근심 그리고 절망의 생각들이 한꺼번에 사라져버리는 희망과 기쁨의 순간이었습니다. 인생이라면 누구나 이런 순간들이 가능합니다. 적어도 깊은 밤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말입니다. 저를 신약전공으로 안내해 주셨던 저의 교수님은 한 밤중에 가끔씩 나와서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라 하셨던 말씀이 지금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좋은 학생 군/에 들어가게 하는 필요조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의 멘토인 바울과 스승을 대신해서 권합니다. 힘들고 괴로울 땐 하늘의 별을 바라보라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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