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5(2000.12.22, 금요일)
성경말씀 : 벧전 2:4-8.
찬송 : 372장.
제목 : 작은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살아 있는 돌이 되는 비결입니다.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동짓날 팥죽은 잡수셨는지요?
2. 오늘의 말씀은, 우리로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을 짓는데 꼭 필요한 산 돌이 되라.”고 하십니다. “산 돌이 되라.” 무슨 의미입니까? 아마도 ‘산낙지’란 글을 읽으셨을 때, “살아 있는 낙지를 말한다.” 혹은, “산에서 사는 낙지를 말한다.” 는 등, 둘 중에 어느 하나를 생각하셨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두 번 언급된 “산 돌”이라는 낱말 앞에서 당황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다행히 표준 새번역 성경에서는 “살아 있는 돌”이라고 번역을 해두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원어인 헬라어는 물론 “살아있다.”는 단어 jaw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살아있는 돌”이란 무슨 말입니까? “산 희망”, “산 제사”와 같이 “제 기능을 다하는 희망” 혹은, “효력이 있는 제사”를 뜻하고 있습니다. 모순이 되듯 생각될 수 있습니다만, 이 세상에는 말에만 있고 혹은 이름만 있을 뿐, 실제 삶에서는 죽은 것이나 다를 바 없는, 아무 효력도 능력도 없고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모릅니다. 명목상의 신자도 많이 있다는 말입니다.
3. 하나님의 집인 교회를 몸에 비유한 분은 바울 사도입니다.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롬12:5),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고전12:27), “교회는 그의 몸이니”(엡1:23),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고전3:16) 등, 여러 차례 이런 상징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거룩한 하나님의 집인 교회는 놀랍게도 부르심을 받은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에 의해서 지어져 간다고 하는 사실입니다. 마치 몸을 구성하는 백체(百體)가 있듯이 하나님의 교회에도 각기 다른 기능들을 하는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입니다. 이것을 아주 분명하게 묘사한 곳이 고전 12:12-31입니다. 손과 발, 눈과 귀가 생김새로부터 기능까지 전혀 다르지만, 한 몸을 위해서 일하듯, 하나님의 교회를 구성하는 사람들도 같은 역할을 해야 마땅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들은 신령한 하나님의 집을 만들어 가는 재목들임을 확인해야 하겠습니다. 비록 연약하고 볼품없다고 생각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런 우리들을 당신의 거룩한 집의 재목으로 쓰시려고 하는 것입니다.
4. 중요한 것은, 오늘 하나님께 불림 받은 우리들이 “산 돌같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어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춰야 하겠습니다. 우선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집이 흔들릴까 걱정할 때가 있습니다. “세습제가 웬말이냐”느니,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다”느니, 하나님의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 때문에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먼저 생각할 것은, 이 하나님의 집의 기초석이 누구인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퉁이의 머릿돌”로 묘사된 예수님께서 하나님 집의 기초석 구실을 하고 있음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집을 떠받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으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집은 기초가 제대로 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것들이 조금 부실하더라도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381미터의 높이에 64대의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는 미국 뉴욕에 있는 거대한 빌딩 엠파이어스테이트는 지난 1945년 안개가 자욱한 어느 날 B-25 전투기가 이 빌딩의 78층과 79층 사이에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건을 당하였습니다. 열 네명이 사상하고 비행기는 산산조각이 났지만, 비행기와 충돌한 빌딩의 벽면은 시꺼멓게 그을린 구멍만 남았는데, 3개월 안에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수리되었다고 합니다. 이 빌딩의 견고함은 기초석에 있었던 것입니다.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근본적인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산 돌”이 되지 못하는 교회 구성원들에 의한 지엽적인 것들이라는 사실입니다.
5. 제구실을 한다는 것의 중요성은 예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손이 손 노릇하고, 발이 발 노릇 하는 것으로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이 우리의 문제입니다. 교회를 근심하게 하는 사람들을 주목해 보십시오. 가장 단순한 사실, 자기 자리를 지키는 일에서부터, 자신이 맡은 작은 일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열심히 짊어지는 일에서 실망을 주는 때문입니다. 나는 내 길을 간다는 분명한 자세로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책임적인 행동이 절실하다는 말입니다. 환경운동을 하는 분들은 우리의 미래 사회가 직면한 위기 가운데 하나를 [물 부족]을 듭니다. 지금처럼 물을 사용해서는 안되겠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 하나가 절약한다고 무슨 변화가 있겠느냐고 말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다릅니다. 나 한 사람만 잘하면 희망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삶에 대해서, 자신이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책임적인 자세로 임할 때, 세상은 비로소 꿈을 꿀 수 있는 곳이 되는 것입니다. 교회에서의 우리의 역할도 마찬가지입니다. 나 하나가 일찍 교회에 와서 예배를 준비하고, 나 하나가 누군가를 섬기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 하나가 내 본분에 알맞게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면, 교회는 날마다 새로워고 아름답게 자라날 것이라고 말입니다.
6. 저는 어제 뜻밖의 자리에 나가 뜻밖의 상을 받았습니다. 성동구청장께서 배석하신 곳이긴 하지만, 유명한 단체나 인물에게서가 아니라, 한 이름 없는 장애인 자원봉사단체(회원 100여명)가 주는 “사랑 실천” 메달이었습니다. 봉사라는 이름으로 제 자신이 상을 받기는 처음 있는 일이며, 제게는 가당치도 않는 것이어서 극구 사양했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한 것이라는 간곡한 청에 못이기는척 하고 말았습니다. 저와 함께 메달을 받으시는 분들은 지역을 위해서 크게 공헌하신 자타가 인정하는 분들임에 비해서, 저는 뭔가 잘못 선택된 그같은 그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가져달라는 100분의 장애인들 앞에서 새로운 과제가 주어져 있음을 깨우치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오늘도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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