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0(2000.11.17, 금요일)
성경말씀 : 잠 30:24-28.
찬송 : 410장.
제목 : 미물에게서 배워야 하겠다.
1. 오늘도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시길 기도 드립니다. 어제는 겨울을 재촉하는 찬비가 내렸습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고, 독감 예방주사를 꼭 맞아 두십시오. 저도 몇 일전에 보건소에 들려 예방주사를 맞았습니다. 아직 아니라면 잠깐 시간을 내서 자기 관리를 하셔야 하겠습니다.
2. 오늘 본문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배우는 것은 교실이나 책에서만이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배울 마음을 갖고 우리 주변을 잘 관찰만 한다고 하더라도 값진 교훈들을 쉽게 주워 담을 수 있겠다는 생각 말입니다. 지혜자는 잠들어 있는 그런 생각을 우리들에게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개미]는 미물 중에서도 보잘 것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보세요. 얼마나 부지런한지 모릅니다. 가끔씩 제 책상 위에 막내 딸 아이가 과자 부스러기를 갖다 놓는 날이면, 어디서 어떤 정보를 통해 알게 됐는지 개미들이 떼를 지어 찾아옵니다. 그 작은 몸의 생존을 위해서 극성스러울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개미는 우리들에게 근면함과 준비성을 일깨워 주는 선생입니다. [사반]이라는 녀석은 우리말 국어사전에도 없는 것을 보니까, 우리 주변에서는 흔치 않는 외국에 사는 짐승인 모양입니다. 성경 레위기 11:5에서 유일하게 소개되고 있는데, "새김질은 하되 굽이 갈라지지 아니한 부정한"짐승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주석가들 가운데서는 시편 104:18에 나오는 너구리를 지칭한다고 말합니다. 아무튼 이 사반은 자기의 집을 짓는 일에 있어서만은 탁월한 수완가인 모양입니다. 제대로 된 집을 지어서 제 몸 하나 보호하지 못한 체 위태롭게 살아가는 우리들과는 대조적으로 보이는 때문에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메뚜기]는 유럽이나 중동에서는 상당히 골칫덩어리인 미물인데, 떼를 지어서 몰려다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번 앉았다하면 모든 잎사귀를 순식간에 먹어치우기 때문에, 한 해 농사를 망치고 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메뚜기가 이동하는 것을 보면 너무도 질서정연하다는 것입니다. 마치 누군가의 명령을 충실하게 수행하듯 말입니다. 우리 인간들처럼 제 멋대로 행동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질서를 몸에 익힌 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이 또한 우리들의 교사가 될 수 있습니다. [도마뱀]은 주로 궁궐에 살고 있는 것으로 소개되는데, 천하에 무서운 왕의 무대인 궁궐을 활보하는 도마뱀의 기개를 오늘 우리 인간들이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심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약하디 약한 그런 정신으로 인생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그 때마다 도마뱀의 용맹성을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3. 이런 미물들을 생각해 보면서, 어리석고 때론 부끄럽기까지 한 우리 인간의 모습을 대조해 봅니다. 하루도 빠지는 날 없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힘들고 고단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누구입니까? 지도자라는 사람들입니다. 깊은 생각 없이 세운 미숙한 정책으로, 아니면 이권을 가진 사람의 달콤한 말에 넘어가서 얼마나 비뚤어진 일들이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습니까? 쉽게 살려는 젊은이들, 제 몸을 팔아서라도 돈을 구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예전과는 퍽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분노를 느낍니다. 배가 고프다거나 병든 부모님을 공양하려다가 기생이 되었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핸드폰을 들고 다니고, 치킨 집에 가서 친구들에게 폼을 잡기 위해서 그런 짓을 했다는 얘기에, 우리의 앞날이 너무 어둡기까지 합니다. 어려운 일은 종종 있는 일상사인데, 그것을 관리하는 능력이 너무 미숙한 사람들, 그래서 무서운 범죄를 서슴치 않는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위기는 위기일 뿐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의식도 얼마나 모자라는지 모릅니다. 제 가족에 대해서, 심지어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까지도 무책임한체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거기에다가 이해관계라면 진흙투성이에서 뒤 엉켜서라도 싸워 이겨야 한다는 차디찬 모습은 이제 신물이 날 지경입니다. 빗나간 사랑 얘기는 우리들 TV 의 단골 주제가 되었습니다.
4. 미물들에게 배울 것이 많습니다. 옛 어른들은 묘비명을 이렇게 썼습니다. "학생 밀양 박공 00개 지묘"라고 말입니다. 우리들 인간은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배우는 것, 혹은 깨우치는 것을 게을리 말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개미]보다는 더 성실하고 준비성을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닙니까? 자기 관리에 있어서는 [사반]에게서 배워야 하겠습니다. 함께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질서의식은 [메뚜기]에게서 배웁시다. 주어진 삶을 담대하게 살아야 하겠는데, 그 땐 [도마뱀]을 생각하십시오. 그 뿐이겠습니까? 산과 들, 바람과 구름, 시내와 강에서도 우리는 많은 교훈을 얻어서, 삶을 지혜롭게 꾸려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제 온통 세상이 벌거벗는 차가운 겨울로 급선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겨울은 따뜻한 축복의 계절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우리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시길 기도합니다. 그러면 모든 일들은 기회요, 감사요, 기쁨으로 바뀔 수 있을테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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