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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3.05 삶의 의미에 관심도 없는 사람들에게. / 고전 7:32-40. 6

묵상자료 8328(2024. 3. 5. 화요일).

시편 시 50:4-6.

찬송 406.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흔히 현대음악이라고 하면, 조금은 듣기에 불편하고 심지어 기괴스럽다 느껴질 수도 있는 음악을 떠올리곤 합니다. 본래도 현대 음악가들은 그 수가 많지 않았습니다만,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현대음악을 다룬 사람은 더 적었지요. 이러한 한국 현대음악 역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작곡가 백 병동입니다. 백 병동은 서울대 작곡과를 거쳐 독일에서 윤 이상을 사사했지요. 그리고 백병동의 음악은 한국의 현대음악 가운데 서정적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가디/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을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 건 웃지요

    학창시절 자주 외던 싯구절을 가곡으로 만나서인지, 더욱 반가운 기분이 듭니다. 백병동의 음악은 남다른 서정성을 지니고 있지만, 그의 음악이 지닌 현대 음악 특유의 개성 때문에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진 못했습니다. 그 가운데서 이 곡 <남으로 창을 내겠소>와 함께 <자장가> <빨간 석류>는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많지 않은 작품 중의 하나이지요. 백병동의 음악은 우리의 음계를 토대로 독주곡 실내악곡, 관현악 오페라 칸타타 등 대양한 분야에 걸쳐 100곡이 넘는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그의 날카로운 음악적 직관과 따뜻한 서정은, 작곡가 백 병동을 한국 현대음악계를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 꼽는데 일조했지요. 끊임없는 실험과 체험으로 소리를 만들어갔던 작곡가 백 병동의 수작가운데 한 곡입니다. 김 상용시 백 병동 곡 <남으로 창을 내겠소> 소개해 드렸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933일 방송>

 

2. “종말을 목전에 둔 미혼 남녀들 2(32-40)”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성경을 읽을 때 매우 흥미로운 구절들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그 때문에 낭패를 볼 때가 적지 않습니다. 어제 읽은 25절이 그런 말씀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 구절을 다시 언급하는 것은 같은 맥락에서 읽어야하는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어제와 오늘 읽은 사도의 권고는 순전히 주님의 말씀이 아니라, 사도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말입니다. 이처럼 성경에는 사도의 말처럼 성경을 기록한 사람의 개인적인 견해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사도는 이와 같은 자신의 견해를 믿어도 좋겠다고 말하는데, 자신이 주님의 자비를 입은 사람이라는 보증수표를(?) 내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나 저나 사도가 그동안 보여준 신실함이나 진실성을 토대로 믿음으로 받아들이자고 권하고 싶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사도는 약혼을 한 관계든 아니든 간에 할 수만 있다면 결혼하지 않는 편을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명백합니다. 첫째는 세상일에나 결혼 상대자에게 너무 많은 신경을 써서 주님을 제대로 섬길 수 없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는 욕정만 다스릴 수 있다고 한다면 결혼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처세라는 것입니다. 셋째는 불가피하게 결혼하게 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교우와 하라는 것입니다.

    이런 권고가 21세기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그 가장 중요한 초점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에 관해서 진지한 이해가 필요한 사람들이 현대 젊은이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삶의 의미와 목적이 세속적인 가치로 무장되어 있는 그들에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요구하거나 기대하는 것은 무리수로 생각되는 때문입니다. 19767월 제가 아직 목사 안수를 받기 2달 전에 막 공사를 마친 15평짜리 교회당에서 젊은이들아, 우리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현수막을 걸고 중 고등학생을 위한 신앙 강좌를 열었던 추억이 생각났습니다. 저의 생각은 분명했습니다. 신앙적인 접근보다는 철학적인 접근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때문입니다. 멀리 계신다고 생각하는 하나님 보다는 매일 거울로 들여다보는 못나고 바보 같아 보이는 자기 자신을 흔들어 깨우고 싶었던 때문입니다. 사흘 동안 저녁마다 가졌던 한 시간짜리 강의에서 저는 그들의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자 말했습니다. 효과는 만점이었습니다. 서른 명쯤의 학생을 얻었고, 그들로 여름 성경학교의 교사 훈련을 받게 했습니다. 학생 신분에서 교사 신분으로 수직 상승을 시도한 것입니다. 그들의 열정과 창의력은 아파트 단지를 북을 치며 도는 등 성경학교 홍보를 할 정도였습니다. 우리 교회가 삶의 의미도 모르는 성도들에게 격에 맞지 않은 영계의 세계만을 강조한 나머지 감격도 소망도 없는 텅 빈 신앙을 주입시켰는지 모릅니다. 철학이 뒷받침되지 않은 부실한 신앙의 열매가 오늘에 이른 것 아닐까 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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