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990호.
시편 시 125:4-5.
찬송 533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하루하루는 그대 생애의 나뭇잎 하나” 뽈 발레리의 유명한 시구인데요. 월요일이라는 작은 가지위에, 또 하루라는 잎새 하나가 맺혀서, 자라기 시작했다는 그런 연상, 참 싱그럽습니다. 그렇게 보이는 쪽으로는 잎이 무성해 지고,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나이테를 늘리면서, 우리들 생도 나무처럼 자라나겠지요? 하루하루는 그대 생애의 나뭇잎 하나. 그렇게 벌써 3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KBS FM 1, FM가정음악, 2008년 3월 31일 방송>
2. 오늘 종려주일의 사도서간문 빌 2:5-11을 본문으로 “우리가 품을 그리스도의 마음”이라는 주제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설교를 흔히 케류그마 곧 선포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설교자는 성경 말씀의 중심점을 성도들에게 선포하는 선포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설교자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성경을 통해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선포할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가 품을 그리스도의 마음은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었습니다(5-8절).
본문에서 사용하고 있는 “마음을 품다. 같은 마음을 가지다. 마음을 같이하다.”는 단어는 “생각하다.”는 헬라어 프로네오(φρονεω)입니다. 그러니까 주님께서 가지셨던 그런 생각을 갖자는 뜻입니다. 우리가 자나깨나 주님께서 가지셨던 생각이란 하나님께 순종하는 일입니다. 순종이라는 말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단어인데, 휘파쿠오(υπακουω)라는 말로 “자신을 포기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하면 자신의 의지나 꿈이나 생각을 포기하게 될 때만 가능한 것이 순종이라는 말입니다. 우리 주님은 어떻게 하면 순종의 삶을 살까 생각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이 독자 이삭을 모리아 산에서 제물로 바치려 했던 사건을 순종의 극치로 꼽습니다만, 이 사건은 미완으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십자가 사건으로 순종의 대미(大尾)를 장식하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배우고 익혀야 할 최고요 최선인 신앙의 완성은 순종입니다.
순종의 삶을 살 때, 가장 위대한 삶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9-11절).
사람들은 저마다 헛되지 않은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그것은 자랑스러운 인생을 살겠다는 자기 평가입니다. 훈장을 받고 권세를 누렸다 해서 자랑스러운 삶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이들 중에는 가짜들이 훨씬 더 많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최후심판이 있는 이유입니다. 농부나 광부로써 주부나 베짜는 일을 자신의 소명으로 알고 충실하게 살아간 사람들이 하나님의 후한 평가에서 결코 제외되지 않을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이들의 공헌을 잊을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영국을 왕정국가에서 공화제로 바꾼 올리버 크롬웰은 타작마당의 촌부에게서 소명에 충실한 삶의 가치를 깨달았다 합니다. 꼭대기로 올라가는 삶이 아니라,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가 더 많은 사람들을 섬기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순종의 삶이며, 이를 온 몸으로 실천한 예수 그리스도를 닮으려고 힘쓰는 사람들만이 위대한 하나님의 자녀의 반열에 서게 될 것입니다.
크리스천의 삶을 재정립하는 종려주일이 되어야 하겠습니다(마 27:27-31).
영광의 신학에서 십자가의 신학으로 크리스천의 삶을 바꾸려는 노력은 여전히 힘겨운 노정인 것 같습니다. 비교적 신실하다는 크리스천들까지도 영광의 신학에서 빠져나오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우리 기독교회의 비극이 있습니다. 성공과 출세를 신앙의 목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말입니다. 마구간에 오셔서 평생을 성공과는 거리가 먼 갈릴리 변방에서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의 친구로 살아가신 주님을 본받으려는 사람들이 찾기 힘들다는 뜻입니다. 자칭 크리스천이라는 사람, 유명한 미션 대학의 총장을 3연임이나 한 분이 축재에 열을 올리는 것을 본 그의 제자가 실망감을 토로하는 것이랄지, 국회의장을 지낸 장로라는 이는 골프장 캐디를 성희롱해서 유명해 지는 등, 모범은 고사하고 가나안 성도를 만들고 교회를 수렁에 빠트리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리스도를 본받아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3. 오늘은 주성농인교회(우슬초목사 시무)에서 설교할 예정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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