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221호.
시편 시 31:19-21.
찬송 165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단 한 사람의 가슴 제대로 지피지도 못했으면서, 무성한 연기만 내고 있는 내 마음의 군불이여, 꺼지려면 아직 멀었느냐?” 나희덕 시인의 서시입니다. 한 사람의 가슴도 제대로 지피지 못한 마음의 군불이나마 아직 남아 있다면 다행이겠지요. 우리 서로 따스한 사람이 되어주어야 할 것 같은 그런 겨울 아침입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08년 11월 19일 방송>
2. 교회력 마지막 둘째주일의 구약 습 1:7-18을 본문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두려워하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심판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면이 강조되곤 합니다. 삶의 결산이라는 측면에서 심판은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스바냐는 요시야 시대(주전 639-609년)에 활동했던 예언자로 하나님의 승리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상숭배자들과 정치가들을 심판하시겠다 하십니다(4-9절).
유대교,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는 우상숭배를 금하는 종교들입니다. 우상숭배란 성경(경전)이 말씀하는 하나님이 아닌 다른 무엇을 숭배의 대상으로 섬기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재물이나 권력 심지어 자식을 하나님처럼 떠받들고 의지하는 것은 우상숭배라는 말입니다. 이런 우상숭배자들이 떠받드는 신상(神像)은 물론 그 제사장들까지 이름도 없이 다 쓸어버리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정치가들도 심판의 대상인데, 고관과 왕족들만 해당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사회 곳곳에 정치력을 발휘해서 바른 삶을 엉망으로 만드는 사람들인데, 경제 사회 종교계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힘깨나 쓰고 남을 속이며 거들먹거리는 위인들을 벌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현세적인 심판을 3, 4대까지로 정한 것은 혹시나 회개할 기회를 주시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심판의 본래 목적은 회개하고 바르게 살도록 하는 목적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장사꾼들과 배신자들을 심판하시겠다 하십니다(10-13절).
어느 지인이 무심코 “장사꾼과는 사돈 맺지 말라.”는 말을 했는데, 그 자리가 사은회자리였다 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주인공인 선생님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장사를 하고 계셨는데 민망했다 합니다. 늘 “본전도 안 된다.”는 식의 거짓말을 상술로 사용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배신자들이란 작은 이기심에 눈이 멀어 대의를 저버리기 잘하고 오랜 신뢰관계를 여지없이 깨트리는 사람들입니다. 유신시절에는 가난한 학생들을 프락치로 삼아 자신을 가르치는 교수의 강의 내용을 입수하고, 정책에 반대하는 교수를 잡아들였다는 얘기를 듣곤 하였습니다. 현대판 가룟인 유다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퇴직한 임원이나 불만을 품은 직원에게 3-4배 연봉을 약속하고 신기술 정보를 빼돌리는 산업스파이는 아주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이런 자들을 심판하신다 말씀하십니다.
야훼께서 오시는 날 이전에 돌아서야 합니다(14-16절).
회개라는 말은 마음으로 뉘우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마음과 몸이 180도 바뀌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회개라는 말 메타노이아의 참된 의미입니다. 시궁창에 고개를 처박고 살던 사람이 푸른 하늘을 향해 돌아서서 사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회개도 때를 놓치면 안 됩니다. 야훼 하나님께서 심판하시는 날 이전에 실행해야 합니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은 천하의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이 회개하는 과정을 얘기하고 있는데, 친구의 유령과 여러 명의 유령들이 등장해서 경고도 하고 겁박을 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회적인 불평등을 고발하는 배경을 갖고 있는데, 우리 시대도 이 고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을 더욱 춥게 살아가는 이웃들을 외면하는 우리들도 스크루지가 경험했던 심판의 두려움을 피해갈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야훼 하나님이 오시기 전에 돌아서야 하겠습니다.
3. 2024년 마가의 해 설교 계획서를 착수하였습니다. 11월 말에는 참고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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