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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4.06 믿음으로 사는 생활이란. / 고후 5:1-10.

묵상자료 8360(2024. 4. 6. 토요일).

시편 시 56:10-11.

찬송 36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작곡가 김연준은 환갑이 넘은 나이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곡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빠르지 않았지만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이후의 시간들 동안 완성한 3천 여곡의 작품으로 증명할 수 있지요. 차로 이동을 할 때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동안에도 작곡가는 악상이 떠오를 것을 대비해서 펜을 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뜻하지 않게 정치적인 사건에 연루되어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을 때도, 김연준은 음악을 통해 위안을 얻곤 했지요. 인생의 모든 세속적인 것들은 가랑잎처럼 저가도, 음악은 영원히 우리 안에 살아남을 것이라는 말을 기도문처럼 외우면서 말입니다.

    “찬란히 빛나는 해를 봐도/ 어스름 달빛에 밤이 되어도/ 한없이 그리운 그대 생각/ 끝없이 보고픈 그 모습/ 이젠 잊어버리려고 눈을 감아버렸지만/ 날이 갈수록 짙어가는 그대생각 그것 뿐/ 하염없이 떠오르는 것은/ 그대 모습 그 모습 뿐/ 그 모습 아름다워라/ 그 모습 아름다워라

    주변이 고요해 진 시각에 듣고 있으면, 아주 여러 번 반복해서 듣고 싶을 만큼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는 곡입니다. 작곡가 김연준의 가곡들은 듣기에 참 편안하지요. 그렇지만 막상 소리를 내서 따라 불러보면 그렇게 쉽지 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작곡가로써 그가 그처럼 유려한 음악을 빚어내기 위해 그가 뒤늦게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우려 왔을 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작곡가로 살아온 만년의 30여년이 가장 행복했다고 말하는 한 인터뷰에서, 작곡가 김연준에 대한 정열과 진심을 읽을 수 있습니다. 가곡이야기 김병수 시 김연준 곡 <끝없는 사념> 소개해 드렸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946일 방송>

 

2. “믿음의 생활(고후 5:1-10)”을 읽었습니다. 어제 사전 투표를 하고 아파트로 올라오는 길을 걷고 있다가, 노랗게 핀 민들레 한 송이가 차도/車道 모서리에 자리 잡고 피어있었습니다. 젊은 날에는 그런 모습을 보면 제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한심하고 처량하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 모진 세상살이를 끝내고 편히 쉬렴.”하면서 사정없이 뽑아 버렸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런데 생각이 많이 바뀐 것입니다. “그래. 한번 열심히 살아보렴. 힘은 들겠지만 따뜻하고 향기로운 꽃 냄새도 맡아보고, 여름날의 폭포수 같은 소나기도 맞아보고, 휑하니 사라져가는 쓸쓸한 가을도 친구해 보면서 그렇게 살아보는 거야. 결코 헛된 삶이란 없으니까.” 이런 생각 말입니다. 아마도 나이가 주는 보너스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세상에 필요 없는 존재란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싫어하는 모기나 바퀴벌레까지도 말입니다. 그래서 서로 서로 소중히 여겨주고 살펴주고 도와줄 거룩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본문은 별세한 크리스천을 위로하며 소망을 전하는 매우 적절한 말씀입니다. 특히 지상의 장막 집과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을 대조하는 것이 그랬습니다. 우리는 부딪힌 현실이 너무 힘겨워서 하루 앞을 내다보지 못하며 그럭 저력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 생각해 보면 매일의 삶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보다 더 잘 사는 일은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 이 떠오릅니다.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말아라. 내일 일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로움은 그 날에 겪는 것만으로 족하다.”(6:34).

    “오늘이 가장 젊은 날!”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면, 이 말보다 더 지혜로운 말은 없을지 모릅니다. 사도는 우리의 삶을 비관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늘 집을 갈망하며 신음하고 있다든지, “무거운 짐에 짓눌려 신음하고 있습니다.”와 같은 표현입니다. 그런데 이런 표현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 장막을 벗어버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오히려 하늘 집을 덧입음으로 죽음이 생명에게 삼켜져 없어지게 되기를 갈망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 보증이 성령님이시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이 든든하다.”는 말을 덧붙입니다. 그것은 육체에 머물러 있을 때는 주님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는, 믿음으로 살아가는 때문이라고 합니다. 11장에서 말하듯, 믿음은 보이지 않는 실재들을 눈앞으로 당겨와서 늘 바라보고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주님을 자신의 마음과 자신의 생활 속에 모셔 들이는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2-3km 떨어진 고모 댁에 심부름을 가는데 캄캄한 그믐밤 들 짐승들의 울음소리가 정수리를 쭈삣거리게 만들지만, 찬송을 하거나 기도를 드리면 금세 두려움이 사라지고 용기와 기쁨이 솟아났던 아련한 추억이 솟아났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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