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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4.19 시대마다 도전과 응전을 요구받는 기독교 신앙. / 골 2:8-23. 1

묵상자료 8373(2024. 4. 19. 금요일).

시편 시 59:6-8.

찬송 48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전국적으로 내리는 이번 비가 그치게 되면, 농부들의 일손이 더 바빠지겠지요. 차밭 일꾼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한창 찻잎을 따는 철에 차밭 일꾼들은 하얀 장갑이 초록으로 변할 때까지 종일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이곤 합니다. 곡우 무렵에 수확한 녹차는 맛이나 향 모두가 무척 뛰어나다고 해서, 이 무렵의 차밭은 가장 바쁘다고 하지요. 이번 비로 차나무가 무성한 언덕은 더 짙은 초록이 되어 있을 겁니다. 차나무가 일꾼들은 그 진녹색의 차 밭 사이로 분주히 바쁜 발길을 재촉하겠지요.

    “말랐던 풀뿌리의 속잎은/ 따스한 연록의 융단으로 깔린다/ 그 위에 몸 부비며 딩구는 꽃바람/ 포송포송 살찐 집오리들이 아련한 비장의 꿈을 꾸며 보드란 연록빛 융단을 밟고 구불구불 이동한다/ 키보다도 긴 막대기를 몰고 가는 불그레한 살구꽃/ 살구 꽃 뺨에 저 타이완 소년은 몇 살쯤 될까/ 익는 아지랑이에 녹은 길 부어내리는 해살이/ 금가루를 축복인양 듬뿍 듬뿍 듬뿍 받으며/ 봄맞이 나가는 오리 떼 행렬은/ 어느 섬에 연한 선을 그리듯 조용한 숨에 맥락이 된다.”

    또 하나의 봄이 시작됨을 알리는 듯 한 곡입니다. 작곡가 임 무상은 대구를 대표하는 원로 작곡가입니다. 평생을 오선지에 묻혀 고집스럽게 작품만을 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작곡가는 음악 하나에 오랜 시간 집중해 왔습니다. 서예가 곁에 서면 묵향이 은은하게 묻어나듯, 작곡가의 주변 역시 음악의 향기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 덕분인지 자녀들 역시 음악을 좋아했고, 여전히 모두 음악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딸 임 여옥은 작곡가로 성장을 했고, 아들과 며느리 손녀까지 모두 바이올린 연주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장 즐거운 순간은 제자들과 함께 일 때라고 작곡가는 지난 시간을 추억합니다. 그의 제자들이 좋은 스승이자 음악 선배로써 그와의 시간을 추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문 덕수 시 임 무상 곡 <봄의 서곡> 소개해 드렸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9420일 방송>

 

2. “세속의 유치한 원리에 대한 경계(8-19)”그리스도를 통한 새 생활(20-23)”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단락입니다. 골로새가 위치한 소 아시아지방은 유럽과 접경지대를 이루는 곳으로 헬라 철학 사상이 오래 전부터 유입되어 영향을 끼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인간 이성을 중심으로 하는 철학은 신앙을 저급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고, 당신의 대부분의 신앙이란 미신에 가까워서 유식한 통치자들에게 있어서는 쉽게 다스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바울을 비롯한 1세기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있어서는 이런 철학의 장벽을 뚫고 지나가는 일이 최대의 난제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런 철학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정공법(正攻法)의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예는 조선조의 정하상이 재상에게 올린 상소문(정하상의 상제상서)이라 하겠습니다. 1801년 황서영의 백서사건으로 부친과 맏형이 순교하자 당시 7살이던 정하상은 1839년에 일어난 기해박해에서<상재상서>를 올려 천주교의 교리를 풀어 밝히려고 하였습니다. 그는 천지 만물의 창조자가 있음을 말하고 인간에게 양지(良知) 즉 양심이 있음을 들어 천주의 존재를 증명하려 했습니다. 또한 그는 천주 십계를 들어 천주교의 실천 윤리를 설명했습니다. 그는 천주교의 십계안에 유교의 삼강오륜(三綱五倫)에 관한 모든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유교의 실천 윤리에 비해 천주교의 그것이 조금도 부족함이 없음을 그는 밝혀보려 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는 1만 명이 넘는 순교자를 배출한 한국 기독교회의 기초를 다진 교회로 마땅히 존경을 받아야 하며, 다만 아쉬운 점은 당시의 정치적 싸움(노론과 남인)에 많은 희생자들 발생했다는 점과, 양반과 지식인이 주축이 되었다는 점이 기독교 정체성에서 약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950년대와 60년대의 설교를 보면, 거의 모든 설교들이 공 맹자의 가르침이 기독교의 진리를 해명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고등종교가 윤리와 도덕을 기반으로 할 뿐, 자칫 기독교 신앙을 윤리적인 목적을 지향하고 있는 것처럼 강조되는 것은, 20, 21세기 현대인에게 성공과 출세가 신앙생활을 목표처럼 강조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겠습니다. 그리고 유대인이 가장 강조하는 할례의식을 진정한 할례란 세례임을 강조하는 점이나, 죽은 자의 첫 부활로 예수를 믿어야 하는 점, 그리고 십자가로 우리의 모든 죄가 무력하게 되었다는 점은 골로새 교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재교육이 아니었는가 생각됩니다. 기독교 신앙은 새로운 환경에 적절히 도전과 응전을 해야 했다는 뜻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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