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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4.30 죄로부터 자유할 수 있을까? / 레 16:20-34.

묵상자료 8384(2024. 4. 30. 화요일).

시편 시 62:5-8

찬송 203.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사람은 바뀔 수 있을까? 나는 말한다. ‘바뀔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바뀔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여기에 어떤 사람이 있다 치자. 어린아이 적부터 나가 놀지 않고, 망령된 짓을 하지 않고, 성실하고 단아하였다. 그가 장성하자 사람들이 그에게 너는 세상과 어울리지 못하니 세상이 너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야.’라고 유혹하였다. 그럴 법한 말이라고 여긴 그가 드디어 입으로는 야비하고 상스러운 말을 내 뱉고, 몸으로는 경박한 행동을 자행하였다. 그와 같이 사흘을 보내고 난 뒤에 그는 기분이 나빠져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 마음은 바꿀 수 없어. 사흘 전에는 내 마음이 무언가로 충만했는데, 사흘 뒤에는 내 마음이 텅 비어버렸어.’ 그러고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이익과 욕망을 말하면 기가 꺾이지만, 산림(山林)을 말하면 정신이 맑아지고, 문장을 말하면 마음이 즐거워지며, 도학을 말하면 뜻이 차분해진다. 완산(완산, 전주) 이 씨는 옛 것에 뜻을 두어 물정에 어둡다. 산림과 문장, 도학에 관한 말을 듣거나 좋아할 뿐, 그 나머지 것들은 들으려는 마음이 없다. 설사 듣는다 해도,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는다. 제 타고난 바탕을 오로지 지키고자 애쓰는 사람이리라. 이러한 까닭으로 매미와 귤을 좋아한다. 그의 마음이 드러난 말은 고요하고도 담백하였다.” 1).

    조선 정조 시절의 학자이자 시인이며 산문가인 이덕무(1741-1793)의 소품문의 하나입니다. 이 글은 20, 30대의 자신을 말한 짧은 산문입니다. 젊은 학자 이덕무는 사람은 바뀔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사람은 바꿀 수 없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거기다가 요지경을 부리는 것이 사람마음으라고 토로합니다. 마음이 충만했다가 사흘 뒤에는 텅 비어버리는 그런 존재라고 말입니다. 이런 사람의 마음을 매미와 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자평합니다. 2).

                                               1). 안 대희, 고전산문 산책, pp.164-165. 2). 박 성완, 24. 4. 29.

 

2. “전 국민이 죄를 벗는 날(20-34)”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제사제도를 공부하면서, 죄는 쉽게 짓고 용서받은 것은 매우 힘든 과정을 보고 있습니다.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과 어리석은 생각으로 죄의 수렁에 빠지는 경우는 너무도 비일비재해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죄에 대해서 너무 무딘 삶을 살고 있다 하겠습니다. 우리가 지금부터 3,000년 전의 얘기를 읽고 있는 것 또한 얼마나 황당하고 미친 짓인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우리의 선배들이 겪었던 삶의 수고로움을 생각한다면, 캄캄한 밤중에 팔을 휘둘러 길을 찾기 보다는 성경말씀이 전해 주고자 하는 의미를 묵상하면서, 하나님께서 우리들 인간에게 걸고 계시는 뜻과 희망에 눈을 뜨는 기쁨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죄악의 힘이 얼마나 가공할 세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말씀과 그 상황에서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속죄제를 마친 제사장은 살아 있는 염소를 제물로 바치는 예식이 있는데(20-22). 제사장은 두 손으로 염소의 머리에 안수한 후, 이스라엘 자손을 모든 불의와 범죄를 아뢴 후에 그 염소로 하여금 모든 인간의 불의를 짊어지고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땅으로 내 보내는 것입니다. 모든 제물은 그 자신이 지은 죄 때문이 아니라, 우리 인간들이 저지른 죄를 대신해서 속죄의 의미로 죽임을 당하기도 하고 먹고 마실 것도 없는 광야 한복판으로 내몰려 죽어 쓰러질 때가 온갖 배고픔과 고통을 맛보게 한 것입니다.

    성경이 이런 제사제도를 우리에게 역설하는 것은 죄의 가공할 위력을 일깨워줄 뿐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들이 죄와 동거하며 살아갈 수 없음을 깨닫게 하려는데 목적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은 죄란 반드시 그 책임과 응분의 벌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유대인의 성전 행사는 죄로부터 자유하기 위한 제사가 이루어지는 내용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의식적이고 형식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제사장들이 성소에서 행하는 모든 의식과 절차는 큰 의미를 갖지 않은 형식적인 의식이라고 할 수 있으나, 사실은 이런 외형적인 의식의 중요성은 그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세상 죄를 지고 광야로 염소를 보낸 후, 제사장은 지성소에 들어갈 때 입었던 모든 옷을 벗어 버리고, 목욕을 한 다음 다시 옷을 입고 나와 자신과 백성의 번제물을 바치게 됩니다. 제물의 기름기는 제단에서 불사르고 불사른 자는 그의 옷을 빨고 물로 자기 몸을 씻은 후 진영에 들어가게 하였습니다. 이런저런 유대인의 제사는 죄의 가공할 위력에 맞서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훈련시키는 일이면서, 죄 가운데 살면서도 그 죄에 싸워가는 우리들 인생을 주목하게 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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