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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4.23 선민도 하나님의 백성으로 훈련이 필요. / 출 32:21-34.

묵상자료 8377(2024. 4. 23. 화요일).

시편 시 59:14-17.

찬송 37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개신교회에는 널리 알려진 바가 없는 로마 가톨릭의 위인 가운데는, 서기 480년경에 로마 명문 아나치우스 가문에서 출생한 A. M. Sev. Boethius(보에시우스)가 있습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이후 대대로 가톨릭 신자였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보에시우스의 [철학의 위안]은 사형선고를 받고 유배지에서 처형 날을 기다리며 저술한 자신의 시와 산문을 채집한 책입니다. 오늘날과 같이 기독교 신앙이 느슨하다 못해 신앙생활과 세속적 삶을 구별조차 하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정신을 차리게 해 주는 그의 생생한 마음을 나누고 싶어진 것입니다.

    [철학의 위안]은 제가 부산 제일 루터교회에서 목회할 때(1980.11.26.) 구입한 책으로, 가장 낡은 종이로 부스러질 것은 위험한 책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구름으로 별빛이 가리우고, 맑은 물이 흙탕으로 흐려지며, 시내가 바위에 부딪히면 인간의 숭고한 인식이나 정신도 혼란스러워지게 마련이니, 이런 것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쓰고 있습니다. 먹장구름으로 가리운 별은, 제 빛을 낼 길이 없다. 거센 남풍이 바다 위를 휘몰아칠 제, 파도는 사나워지고. 개인 날씨에 수정마냥 맑던 물도, 흙탕이 지면 보기 흉하구나. 높은 산허리를 굽이쳐 흐르는 시냇물도, 때마다 바위에 부딪혀 사방으로 흩어진다. 너도 저 모양 맑은 눈으로, 진리를 알아내고자 한다면. 즐거이 좁은 길을 택하고 두려움도 희망도 지니지 말며, 고통도 또한 쫓아버리라. 저것들이 지배하는 곳에는, 정신이 흐려지고 번뇌의 쇠사슬로 얽매인다.”

    [철학의 위안]을 번역한 정의채 교수는, 서울 가톨릭 대학과 로마 올바노 대학, 그레고리안 대학에서 철학박사, 그 후 미국 컬럼비아 대학과 독일 뮌헨대학 연구교수를 거쳐 가톨릭 대학 교수, 서강대학교 교수로 지냈던 분으로, 가톨릭 신학을 집대성한 중세의 대표적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의 명저 <신학대전>을 번역하셨습니다. 98세를 일기로 별세하였는데, 특이한 사항은 자신의 생일날에(1925.12.27.) 별세한(2023.12.27.) 분이시라 하겠습니다.

보에시우스(정의채역), [철학의 위안], 성바오르 출판사, pp.55-56.

 

2. “모세와 레위인들이 우상숭배를 숙청하다(21-29)”모세가 하나님께 다시 빌다(30-34)”을 읽었습니다. 오늘 북상은 첫째 단락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 40년 광야생활은 두 가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으로 노예생활에서 해방된 역사적 사건이었다는 것과, 다른 또 하나는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훈련이 필요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광야생활은 고통과 시련이라는 의미로 해석되곤 합니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은 그들에게 하나님의 백성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 적절한 훈련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요즘도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특히 고위 공직자들 가운데 여러 가지 이유를 핑계 삼아 국방의 의무를 회피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분들 중에는 국군 통수권을 가진 자도 있었다는 점입니다. 훈련이란 여러 가지 종류가 많습니다. 건강한 남자들은 19-35세에 입대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징집제로 무조건 신체검사를 받고 이상이 없으면 입대 영장을 받고 따라야 합니다. 그런데 논산훈련소를 비롯 지방 군부대에서 6주간의 훈련을 받게 되는데, 얼마나 엄격한지 모릅니다. 새벽 6시에 기상해서 저녁 10시 취침 시까지 11초도 훈련의 연속입니다. 그래서 탈영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곤 합니다. 훈련을 잘 마친 군인은 앞으로 남은 기간(14.5개월)을 부대 배치를 받아, 자신의 주특기(Mos.)에 따라서 근무해야 합니다. 그런데 가장 힘든 기간이 처음 6주 훈련소 기간입니다. 군인으로써 기초 훈련을 다 받게 되는데, 개인화기를 취급하기 때문에 매우 엄격하게 훈련시킵니다. 저는 논산 훈련소 25연대 출신인데, 그 후에 기갑학교(탱크)에서 14주간을 훈련받았는데, 그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전차 교육대대에서 작전과 작전 병으로 도합 311개월을 복무했습니다. 김신조씨가 청와대를 겨냥하고 남파되는 시기여서 갑작스럽게 28개월에서 36개월로 바뀐 것입니다.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다가 제 얘기도 길게 곁들였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선택에 의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께 헌신된 인간이거나 완성된 인간들은 더욱 아니었습니다. 그들에게 강도 높은 훈련이 필요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가령 저의 과거의 경험으로 보면 입학사정관으로 학생들을 선발할 때의 제 나름의 기준은, 그 학생이 그동안 닦아온 인성이나 품성 그리고 학문적 능력이라면 조금 더 발전시킬 수 있다면 우리 학교에서 시행하는 공부를 감당할 수 있겠다는 잠재력이나 가능성을 보고 선발한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광야 생활 40년이 필요했던 것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그들이 맡은 임무를 충분히 수행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고 택하셨다고 하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하면 아무리 선택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훈련을 잘 받지 못하거나 자포자기 하는 그런 무능한 사람이라면 벌을 받기도 하고 탈락시키기도 한다는 말입니다. 불행하게도 시련과 역경 앞에서 하나님 보다는 눈앞에 있는 가까운 우상을 택한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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