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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4.17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될 분 예수 그리스도. / 골 1:15-23.

묵상자료 8371(2024. 4. 17. 수요일).

시편 시 59:1-3.

찬송 9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차가운 밤에는 에큐니 가오리의 짧은 소설 목록집이 도움이 됩니다. 그 소설집의 바탕을 이루는 건 주인공들이 좋아하는 것들이지요. 모든 주인공들이 수시로 좋아하는 것을 취합하거나 되찾곤 합니다. 가령 한 주인공은 기르던 개 듀크가 계란으로 만든 음식과 아이스크림과 배와 음악을 얼마나 좋아했는지를 기억합니다. 한 아내는 자신이 사랑한 무사가 말린 전 개물을 특히 좋아했던 것을 잊지 않지요. 또 한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생전에 아무 것도 들어가지 않은 묽고 맑은 빈 술을 한 좋아했음을 항상 기억하고요. 한 아버지는 학생시절 연인이 좋아했던 병에 든 요구르트를 뚜렷하게 기억합니다. 그에 대해서 번역가는 에큐니 가오리 자체가 좋아하는 것에 훨씬 많이 기억하는 성격이라고도 말했지요. 싫어하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기억하고 즐기는 긍정적인 성격이라는 거지요. 그런데 음식이 됐든 색깔이 됐든 뭐가 됐든, 한 사람이 특별히 좋아하는 것들은 성격과도 관계도 많겠지만, 연인을 만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령 영국의 한 심리학자 리커드 와이즈만이라는 교수는, 남녀가 첫 만남에서 서로에게 호감을 갖는 확률과 이유에 대한 실험을 했지요. 그러자 외모 같은 점들도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 건 대화였습니다. 특히 두 사람의 대화가 좋아하는 피자 토핑은 무엇인가? 좋아하는 방송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처럼 좋아하는 것들에 초점을 맞춰질 경우, 서로에게 호감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해요. 설사 좋아하는 피자 토핑이 똑 같지는 않아도 호감 도는 높아졌다는데요. 사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는 다는 것 자체가, 이미 두 사람이 비슷하게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라는, 공감대가 잘 맞는 사람들이라는 뜻이겠지요. 그러니 누군가를 소개받으러 나갈 때는 좋아하는 것들의 목록을 쭈욱 적어보고 나가는 것도 좋겠지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0429일 방송>

 

2. “만물의 으뜸이신 그리스도2(15-23)”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눈앞에 있는 작은 욕심에 눈이 어두워서 보다 근본적이고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초심을 잃지 말자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이것은 우리들의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가령 저와 함께 대학생 기숙사에서 룸메이트로 지낸 도서관학과의 A씨가 생각났습니다. 우리는 철제로 된 2층 침대를 사용하였는데, 자신은 젊으니까 2층을 쓰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전혀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체로 11시에 취침을 하는데, 취침 시간이 지나서 기숙사로 돌아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분은 고등학교 교사이신 형님께서 등록금과 생활비를 보내주신다고 했습니다. 의지할 이 없는 저보다는 좋은 조건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한 것입니다. 공부에 소홀히 하면서 늘 바쁘게 사는 것이 눈에 거슬리기도 하고, 여섯 살이나 더 먹은 내가 충고를 해 줘야 하겠다 생각하고 수업에는 착실하게 들어가느냐고 물었고, 노트 정리는 잘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딱 한번 충고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한 학기를 마칠 때쯤 다음 학기에 군대나 가야 하겠다는 말을 듣고 헤어졌습니다. 그 친구 역시 청운의 꿈을 안고 대학문을 두드렸을 것입니다. 결심도 하고 자신에게 맹세도 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대학생이 되니까 별천지 같은 일들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초심을 잊어버리고 현실에 함몰된 것이라 하겠습니다. 우리 크리스천들 역시도 비슷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초심을 간직하고 살기란 어렵고 어려운 일입니다.

     오늘 본문의 표제어는 만물의 으뜸이신 그리스도입니다. 저는 오늘의 하나님의 교회가 무엇을 으뜸으로 여기는가에 대해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크리스천들이 예수가 누구신지를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세상 사람들과 평준화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기독교회의 창시자나 교주 정도로 말입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저와 같은 목사들의 책임이 아주 크다 생각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누구이신지를 알아듣기 쉽도록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유대인들이 쉐마(들으라)처럼 쉬지 않고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한번은 월간지 <그 말씀>에서 각 교파의 설교의 특징을 특집으로 내겠다고 의뢰를 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루터교회의 설교의 특징 중 맨 나중에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라는 특징을 얘기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설교라고 하더라도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낙제점수와 같다고 말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예수가 누구이신지를 거듭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이시며, 만물에 앞서 계셨으며, 하늘과 땅 그리고 모든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시며, 교회의 머리가 되시고, 부활의 첫 인물이 되셨고,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십자가로 화해시켜 주신 분이라고 말입니다. 예수는 우리의 그리스도(구세주)이십니다. 우리가 언제 어디서나 주님과 동행할 이유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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