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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4.24 아직도 배울 게 많은 바른 기도. / 출 33:1-23.

묵상자료 8378(2024. 4. 24. 수요일).

시편 시 60:1-4.

찬송 487.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일전에 동묘 빈티지 가게를 찾아 여름 셔츠 한두 벌을 사러갔는데, <청계서점>에 들려 한나절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두어 시간을 책방에서 보냈는데, 귀한 책 6권을 건졌습니다. 부자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그 중의 두툼한 책 한권이 오늘부터 소개드릴 우리 조선의 문장들의 산문입니다. 청주 사람 노긍/盧兢은 자는 여림/如臨 호는 금석/今石을 썼는데, 과거 시험장에서 과문/科文을 팔았다는 죄목으로 평안북도 위원군에 귀양 가서 6년을 고생하였습니다. 노긍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과문의 명수이었는데, 그 죄목은 억울하게 덮어쓴 것이었다 합니다. 특히 제문과 묘지명을 많이 남겼습니다.

    다음은 죽은 그의 노비 막돌이의 제문/祭文입니다.

아무 해 아무 달 아무 날에, 주인은 글을 지어 죽은 노비 막돌이의 무덤에 고하노라. 안타깝구나! 너는 성이 채 씨(蔡氏), 내 아비는 관동 땅의 양민이었고, 네 어미는 내 외가의 여종이었다. 네 아비가 내 말을 끈 지 스무 해 만에 길거리에서 죽어 내가 남원의 만복사에 장사를 치렀다. 네 어미는 내 몸을 받들어 기른 지 서른 해 만에 내 집에서 죽어 내가 공수곡 서산 밑에 장사를 치렀다. 네 형은 나를 위해 근면하게 수십 년 동안 봉사하다가 또 집에서 죽었고 나는 또 그의 장사를 치렀다. 이제 네가 또 아들도 없이 죽었으니, 너희 채 씨는 드디어 종자가 없어졌구나! 네가 태어난 지 세 돌 만에 네 아비가 죽었고, 여섯 돌 만에 네 어미가 죽었다. 네 안주인이 너를 거두어 길렀는데 굶주리고 잘 입지 못한데다가 병치레를 자주하여 오래 살지 못할까 염려했다. 네 안주인이 돌아갔을 때 너는 아직 5척 동자였는데, 고괴/古怪한 꼴에다 더벅머리를 하고 깡마른 잔나비처럼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중략> 네가 이제 지하로 들어가면 네 아비 네 어미와 네 형, 그리고 네 안주인과 작은 주인이 네가 온 것을 보고 깜짝 놀라서 앞 다투어 내 사는 형편을 물을 것이 틀림없다. 근년 이래로 사지가 불편하고 이가 빠지고 머리가 듬성듬성하여 영락없는 늙은이 꼴이라고 너는 고하겠지. 그러면 서로들 얼굴을 보고 탄식하고 낯빛을 바꾸며 나를 불쌍히 여기리라. 아 아!” 안 대회, [고전 산문산책], pp.146-147.

***과문/科文 : 과거시험은 특정한 형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과거를 보려는 유생들은 과문법 양식을 배워야 했답니다.

 

2. “이스라엘 백성에게 출발을 명하시다(1-11)”모세의 기도(12-23)”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둘째 단락입니다. 본문의 배경은 출애급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하여 진군을 명하십니다. 이런 중대한 일을 앞에 둔 모세는 가장 먼저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모세의 기도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하는 것에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하나님과 함께 가게 해달라는 기도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깨서 함께 가시지 않으면 여기를 떠나 올라가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모세의 말을 받아주셨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12-17). 둘째는 하나님의 존엄하신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당신의 얼굴을 보여줄 수 없다 말씀하십니다. 까닭은 당신의 얼굴을 보고 나서 살아난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다만 하나님의 뒷모습만큼은 볼 수 있으리라 대답하십니다.

    모세의 기도는 오늘 우리들에게 귀한 깨우침을 주신다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무작정 다 들어주시는 분이 아니시라는 점입니다. 오늘 본문에서처럼 하나님과 동행하게 해달라는 합당한 기도는 들어주셨지만, 합당하지 않은 기도는 거부하셨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우리가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합당한 기도를 드릴 수 있기를 기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하나님의 존엄하신 모습을 구했지만, 하나님의 뒷모습은 허락하셨다는 사실입니다. 무엇을 암시하고 있는 말씀입니까? 하나님에 관해서 완전한 이해를 유보해 두신다는 사실입니다. 마치 고전 13:12의 말씀처럼 지금은 희미하나, <중략> 그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온전히 알게 되는 그날을 위해서 남겨두신다는 의미입니다. 까닭은 거룩한 몸으로 부활하기까지는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주님을 따라 기도할 수 있기를 사모해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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